음악적 지식이 하나도 없는 제가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혹시 비슷한 느낌 혹은 추천해 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초등학생 때 다녔던 수학 학원은 2층이었다. 학원을 마치고 학원 버스가 출발하기까지 시간이 있어 항상 시간이 비었다. 2층은 학원이었으나 1층은 빅뱅이라는 만화책방이었다. 앉아서 읽을 수는 없었고 학생들을 위주로 장사를 하는 그런 곳이었다. 집과 가까운 곳에 만화책방이 있어 빌려보지는 않았다.
아무튼 1층 만화책방 앞에는 펌프 기계가 하나 있었다. 여기는 늘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봤자 다 초등학생들이었고 가끔 중고등학생 형들이 왔었다. 나는 잘하는 형들이 하는 것을 자주 지켜봤었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노래는 정해져 있었다. 가장 유명했었던 건 베토벤 바이러스와 터키행진곡이었으나 그다음으로 유명했던 건 듀크의 스타리안 그리고 젝스키스의 컴백이었다.
나는 형들이 빙글빙글 도는 베토벤 바이러스와 적당히 도는 스타리안 그리고 발을 빨리 움직여야 했던 터키행진곡을 좋아했다. 가끔 사람이 없을 때 몇 번 해봤지만 나는 잘하지 못했다. 그래도 가끔씩 했었고 베토벤 바이러스의 하드 모드가 조금 익숙해졌을 때 흥미가 없어졌다.
게임 음악이 아닌 노래로 스타리안을 들었다.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었다. 2000년대로 가면서 사람들이 세기말 세기말 노래를 부르던 때가 있었다. 아직까지 나도 그 세기말 감성이라는 느낌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 노래는 그 감성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빠른 비트의 테크노 음악, 기괴한 머리와 옷차림, 약에 취한 것처럼 뭉쳐서 몸을 흔들고 있는 사람들과 독특한 카메라 구도, 조악한 CG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뭔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게다가 노래도 좋았다.
사이버펑크였다. 2000년이 되면 모든 은행이 전산마비가 되어 돈이 아무런 가치가 없고, 핵무기는 자동으로 버튼이 눌러져 지구는 불길에 허우적대는, 아무런 꿈과 희망도 없는 미래. 노스트라다무스와 먼먼 과거의 마야 달력이 예언한 지구 멸망의 시기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갔고 2000년을 축하했다.
지금에서 보면 조악한 CG가 특히 재밌었지만 그래서 웃겼고 기괴했고 감성적이었다. 이런 느낌을 다시 줄 수 있는 음악은 나올 수 있을까?
Starian
(2000 Duke Part One 앨범, 타이틀 곡)
가둬둬 날 꼭 가둬둬 너의 맘속에 나를 꼭 가둬둬
답답해 그럼 대답해 날 사랑한다고 대답해
머신 감정은 필요 없어 표정 없이 날 바라보고 있어
Yo 눈물은 아는지 너 아무래도 상관없어 Yo
저 회색 하늘이 너의 두 눈에 비추어 도시를 가리고
넌 현실 속에서 의식도 없이 내 앞에 다가와
(STARIAN) 아무 말 없는 그대가
(STARIAN) 천천히 나의 마음속에 들어와
내 모든 것을 가져간
(STARIAN) 내 남은 것도 모두 네가 가져가
(가둬둬 가둬둬 날 가둬둬 가둬둬 날 가둬둬
가둬둬 가둬둬 날 가둬둬 제발 날 가둬둬)
닫아둬 널 꼭 닫아둬 다른 누구도 볼 수 없게
나만 새겨둬 꼭 새겨둬 나만 사랑할 수가 있게
너의 모습은 필요 없어 그저 니 마음이 필요할 뿐
세상 누가 와도 너를 포기 못해 너의 눈에 눈물이 흐른다 해도
저 회색 하늘이 너의 두 눈에 비추어 도시를 가리고
넌 현실 속에서 의식도 없이 내 앞에 다가와
(STARIAN) 아무 말 없는 그대가
(STARIAN) 천천히 나의 마음속에 들어와
내 모든 것을 가져간
(STARIAN) 내 남은 것도 모두 네가 가져가
(가둬둬 가둬둬 날 가둬둬 가둬둬 날 가둬둬
가둬둬 가둬둬 날 가둬둬 제발 날 가둬둬)
저 회색 하늘이 너의 두 눈에 비추어 도시를 가리고
넌 현실 속에서 의식도 없이 내 앞에 다가와
STARIAN~ 예~예~
(가둬둬 날 가둬둬 가둬둬 가둬둬 날 가둬둬
가둬둬 날 가둬둬 가둬둬 제발 날 가둬둬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