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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SR Oct 14. 2024

[Music] 죄책감이 - 윤지영

음악적 지식이 하나도 없는 제가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혹시 비슷한 느낌 혹은 추천해 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그녀가 내게 했던 말을 곱씹어 보았다. 나보고 착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착한 척하는 사람이었다고, 배려심이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건 책임을 주는 것이었고, 우유부단한 것이 싫다고 했다. 이미 그렇게 마음속으로 결론짓고 이별을 통보했다. 나는 정말 뭐든 좋았었고, 나보다 더 주장이 강한 연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부담이었나 보다. 부담이었고 스트레스였었나보다. 보통 사소한 걸로 전체를 볼 수 있으니 우유부단한 나를 끌고 가는 본인이랑 대입이 되었겠지. 나는 듣고 나의 진심을 말해주었지만 그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이미 틈은 없었다.


 나는 진심으로 여자친구를 좋아했었고 사랑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나 스스로 자신 있게. 다만 그게 그녀에겐 와닿았지 않았나 보다. 그녀에겐 내가 대외적으로 착한 척만 하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보였을 거다. 사내커플이었고 헤어질 때까지 비밀로 하였으니 아무도 그런 줄 몰랐었겠지만,


 나도 진심 그녀도 진심. 다만 진심은 순간적. 결국 우리는 서로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던 것일 테다. 윤지영의 노래는 한쪽에서의 입장만 말해주고 있다. 본인을 들여다보지 못한 것, 그로 인해 상대방이 편한 걸로 보였을 테지. 하지만 상대방도 같은 마음, 같은 진심일 수 있다. 배려했다고 하지만 그만큼 배려받고 있었을 수 있다, 이미 마음이 돌아간 이상 나의 진심만 진심이 되고 상대방의 진심은 가식이 된다. 우리는 스스로의 입장에서밖에 생각하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웃으면서 말할 땐 혼난다고 말한다. 여자친구에게 이렇게 했다고 혼났어. 하지만 헤어질 때, 진지하게 그 마음을 되돌아보면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 나의 습관 때문에 싸운 적이 있었고, 그걸 바꾸려고 노력했었다. 5번 말할걸 4번으로 줄이고 3번, 2번 그럴 경우에는 이미 그녀는 잊어버린다. 그리고 우연히 한번 반복하게 되면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너는 내가 하는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구나' 


 나는 노력했는데, 네가 말하는 걸 고치려고 노력했는데 이미 아닌 것으로 취급이 된다. 나는 너의 마음을 하순 위에 놓는 그런 그저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다. 떨린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건강하지 않은 관계다. 그래도 너는 이 노래처럼 생각하겠지. 죄책감이




죄책감이 - 윤지영

(Blue Bird - EP. 2020.10.28)


그대가 언제 진심인 적 있었다고 미안함을 느끼나요 

진심 하나 없는 미안해는 그저 죄책감 덜기 일 뿐이죠 


백 번 말해도 세상 착한 그대 눈동자엔 난 어쩔 수 없는 악당이 되고 

재미있게도 그댄 그 눈동자완 다르게 세상 착하지도 않더군요 


거짓투성인데 

죄책감은 있네 

그건 또 진짜네 


그대 못지않게 난 내 맘을 단 한 번도 들여다보지도 않았죠 

그런 우리가 언제 불안한 적 있던가요 어쩜 이딴 것도 진심이죠 


백 번 말해도 세상 착한 그대 눈동자엔 난 어쩔 수 없는 악당이 되고 

재미있게도 그댄 그 눈동자완 다르게 세상 착하지도 않더군요 


사랑하는 마음을 사랑 한다잖아 솔직하고 싶은 마음만 솔직한 거고 

미안하고 싶은 마음만 미안한 거지 근데 그게 우리 진심인데 


백 번 말해도 세상 착한 그대 눈동자엔 난 어쩔 수 없는 악당이 되고 

재미있게도 그댄 그 눈동자완 다르게 세상 착하지도 않더군요 


거짓투성인데 

죄책감은 있네 

그건 또 진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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