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는 여행을 갔다가 가족을 잃어버리고 거리를 방황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쉼터에 와서 가족을 찾을 수 있었어.
보리의 이름표와 목줄을 보고 가족이 있을 거라 짐작한 쉼터 이모들이 묘안을 생각해 냈대. SNS에 보리의 사진을 올리고 쉼터 홍보를 한 거야. 덕분에 보리를 잃어버렸던 가족들이 보리를 보고 데리러 온다지 뭐야?
너무 좋겠지? 우리 모두 보리를 축하해 주자.
나는 보리야.
행복한 날들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줄 알았어. 가족들이랑 여행을 갔다가 길을 잃기 전까진 말이야.
그날은 바람도 선선하고 햇살도 따뜻한 날이었어. 나는 신나게 가족들을 따라 뛰어다녔지. 그런데 여기저기에서 좋은 냄새가 났고, 그 냄새에 이끌려 돌아다니다가 고개를 돌려보니 가족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어. 처음엔 장난으로 모두 숨어 버린 줄 알았지. 분명 곧 나타나겠지, 하며 한참을 기다렸어.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
그때부터 나는 거리를 떠돌기 시작했어. 비가 내리는 날도, 춥고 배고픈 밤도 많았어. 어딜 가야 할지 몰랐지만, 가족을 찾고 싶은 마음 하나로 매일 걷고 또 걸었어. 가끔은 친절한 사람들이 먹을 것을 주기도 했지만, 나의 진짜 가족은 아니었지.
하루하루 거리를 떠돌며 지냈던 힘든 날들 속에서, 매일 가족을 찾고 또 찾았어. 익숙한 냄새를 따라가다가도 결국엔 혼자 남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