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는 여행을 갔다가 가족을 잃어버리고 거리를 방황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쉼터에 와서 가족을 찾을 수 있었어.
보리의 이름표와 목줄을 보고 가족이 있을 거라 짐작한 쉼터 이모들이 묘안을 생각해 냈대. SNS에 보리의 사진을 올리고 쉼터 홍보를 한 거야. 덕분에 보리를 잃어버렸던 가족들이 보리를 보고 데리러 온다지 뭐야?
너무 좋겠지? 우리 모두 보리를 축하해 주자.
나는 보리야.
행복한 날들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줄 알았어. 가족들이랑 여행을 갔다가 길을 잃기 전까진 말이야.
그날은 바람도 선선하고 햇살도 따뜻한 날이었어. 나는 신나게 가족들을 따라 뛰어다녔지. 그런데 여기저기에서 좋은 냄새가 났고, 그 냄새에 이끌려 돌아다니다가 고개를 돌려보니 가족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어.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지. 분명 곧 나타나겠지, 하며 한참을 기다렸어.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
그때부터 나는 거리를 떠돌기 시작했어. 비가 내리는 날도, 춥고 배고픈 밤도 많았어. 어딜 가야 할지 몰랐지만, 가족을 찾고 싶은 마음 하나로 매일 걷고 또 걸었어. 가끔은 친절한 사람들이 먹을 것을 주기도 했지만, 나의 진짜 가족은 아니었지.
하루하루거리를 떠돌며 지냈던 힘든 날들 속에서, 매일 가족을 찾고 또 찾았어. 익숙한 냄새를 따라가다가도 결국엔 혼자 남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지.
정처 없이 걷던 어느 날, 쉼터로 오게 되면서 따뜻한 밥과 이모들의 손길을 받게 됐어. 낯설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포근함이 참 좋았어.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고 친구들의 소리가 들려서 왔는데 이곳 이모들이 나를 보고 가족이 올 때까지 돌봐 주겠다고 한 거야.
쉼터 이모들은 내 목에 걸린 이름표와 목줄을 보고는 나에게도 가족이 있음을 알아챈 것 같았어. 그러더니 무슨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나를 사진으로 찍고, 내 사진과 함께 글도 썼는데, SNS에 홍보를 하면 가족들이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하셨어.
며칠 후, 이모가 다가와서는 내 귀에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어.
"보리야, 너의 가족들이 드디어 너를 찾으러 온대!"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몰라. 오랜만에 가족을 만날 생각에 너무 설레더라고.
내일이면 가족들이 날 데리러 온대. 너무나 기다려져! 너희들과 헤어지는 건 아쉽지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더없이 큰 행복이야. 모두 축하해 줘서 고맙고 너희들도 얼른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해지길 간절히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