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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미 Nov 13. 2024

10. 하늘에 별이 된 그녀

  마지막으로 소개할 친구는 별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친구야. 별이의 사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설명해 줄게.


  한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특별한 선물로 강아지를 분양해 주었어. 여자친구는 처음 강아지를 보고는 깜짝 놀라다가, 이내 강아지를 품에 안고 함박웃음을 지었어. 눈이 별처럼 반짝인다고 별이라는 이름도 지어 주었대. 그날 이후 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그녀에게 큰 행복이었을 거야. 너무 작고 소중한 선물이었지. 강아지는 그들에게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그들 사이를 이어주는 소중한 가족이 된 거지. 둘이 함께 산책도 자주 다니고, 강아지를 위해 특별한 장난감도 골라주며 더욱 가까워졌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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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잦은 다툼이 있었나 봐. 그때부터 별이는 매일같이 그녀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되었지.


  그녀는 이별의 상처와 분노를 감당하지 못해 별이에게 감정의 화살을 돌리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별이에게 관심을 주지 않고 방치하는 것에서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별이의 밥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거나, 일부러 무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큰 소리로 질책하는 일도 잦아졌지. 별이가 살갑게 다가가면 밀쳐내거나 귀찮다는 듯이 쫓아버리기도 했대. 별이는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른 채 자신에게 냉랭하게 대하는 언니의 모습에 혼란스럽고 두려웠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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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화가 난 그녀는 별이를 차에 태워 아주 멀리 데려가 내다 버리고 말았어. 그것도 달리는 차에서 창밖으로 던져 버렸지 뭐야. 물론 속도를 줄이고 정차하다시피 느린 속도로 달렸지만 차 안에서 밖으로 던져진 별이는 떨어지는 충격으로 내장에 손상을 입고 잠시 일어나지 못했어. 그렇게 자신을 버린 언니도 가족이라고 생각했는지 필사적으로 일어나 차를 쫓아갔지만... 차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고, 결국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만을 바라보며 길 한가운데 혼자 남게 되었지.

     

  이후 별이는 거리를 떠도는 유기견이 되었고, 비바람과 추위 속에서도 처음 자신을 돌봐주었던 사람을 그리워하며 길을 헤맸어. 사람들에게 음식을 얻기도 했지만 경계심에 차가운 대우를 받기도 했고, 어떤 날은 먹을 것도 없어 굶주리며 지냈어. 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너무나 크고 차가웠지만, 자신을 붙잡아 줄 손길이 다시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버릴 수 없었나 봐.


  밤거리를 떠도는 별이는 낯선 냄새와 쌀쌀한 바람에 몸을 움츠리며 두려움과 혼란 속에 잠기기도 하고, 차갑고 딱딱한 아스팔트 위를 조심스레 걸으며, 익숙한 언니, 오빠의 목소리와 그들의 웃는 모습을 그리며 힘겨운 나날을 보냈대. 하지만 어두운 길거리에는 별이의 발소리와 가로등 불빛만이 어른거릴 뿐 별이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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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이는 가끔씩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기대어보려 다가가지만, 돌아오는 건 무관심하거나 경계 어린 시선뿐이었대.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곤함이 밀려오고, 갈 곳 없는 밤이 너무나 낯설고 외로워 어쩔 수 없이 몸을 웅크리고 앉아 지친 숨을 고르고 있었어. 그날따라 유난히 피곤함이 몰려왔대. 희미하게 반짝이는 별빛을 바라보며, 거센 바람과 차가운 길 위에서 누군가의 손길을 간절히 그리워하다가 그만 쓰러지고 만 거야.      


  그때 때마침 지나가는 쉼터 이모에게 발견되었고 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어. 쉼터 이모는 별이의 상처와 굶주림을 보고 따뜻하게 맞이했고, 별이는 오랜 방황을 마치고 안정된 곳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어. 이제 별이는 쉼터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며, 비록 혼자지만 조금씩 잃어버렸던 미소와 신뢰를 회복해 가고 있었어. 


  하지만 상처 입은 채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탓에 내장 깊은 곳에 난 상처가 번져서 심각한 질병이 되었나봐. 너무 많이 진행된 상태였기에 완치가 어렵다는 소견을 들었대. 쉼터 이모는 별이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정성스럽게 보살펴 주었고, 별이도 자신을 돌봐주는 쉼터 식구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며 그 시간을 감사하게 받아들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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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별이는 쉼터 이모의 품에 안긴 채로 조용히 눈을 감았어. 쉼터 이모는 별이를 꼭 안아주며 그동안의 아픔과 슬픔을 잊길 바라며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어. 별이는 마지막까지 이모의 따뜻한 품을 느끼며,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 속에서 고요히 숨을 거두었어.     


  별이는 비록 짧은 생을 살았지만, 마지막에 진정으로 사랑받으며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평온하게 떠날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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