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지만 쉽게는 할 수 없는
약 1개월 전 나는 우리 부부의 창업 도전기에 대한 글을 썼다. 부끄럽기도 하고, 글이나 영상에 대한 반응이 너무 없어서 브런치 작가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업로드 한 글을 지우게 되었다. 그저 하나의 영상 일기처럼 영상만 남겨두었고 (창업이야기 1편), 진행 과정을 이번에 올리면서 글을 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글을 쓰게 된 취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고, 단 1명이라도 내가 쓴 글이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도 그 이유가 충분히 설명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의 경험담이, 그리고 설명이 정보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글을 시작한다.
나는 아직 성공한 사업가도, 전도유망한 벤처사업가도 아니다. 그저 시작을 했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 창업가이다.
아내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마케팅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나는 경영과 고객 서비스, 그리고 B2B의 경험을 살려 각자의 장기를 살려 사업을 해본다면 보이진 않지만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어렵고 오래 걸렸지만 한 걸음씩 우리는 앞을 향해 발을 내디뎌 왔다. 향후 내가 맡아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한다면, 지금까지는 아내의 공이 매우 컸다. 아내는 홍보물이나 그래픽부터 직접 웹사이트 만드는 것까지 배워서 우리의 웹사이트를 만들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찾아서 실제로 미국까지 입고시키는 것에 아주 많은 공을 들였다. 그리고 몇 개월 전부터 아내는 아마존 FBA 입고를 목표로 두고 엄청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 옆에서 곁눈질과 보조로서 아내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고 진행 과정을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목표를 세우고는 우리는 하나씩 부딪혀왔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아주 많은 셀러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도전을 쉽게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한 단계씩 배워가면서 쉽지 않은 도전임을 직감하고 수많은 시간을 배우고 시도하는데 투자했다. 리스팅부터 광고까지 아마존은 아주 많은, 그리고 매우 디테일한 규정과 복잡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어서 초보 셀러에게는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다. 사실 아무 신경도 안 쓰고, 추후 상점이 강제 폐지되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빠르게 진행만 하고자 한다면 여느 온라인 상점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아마존이 미국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e-commerce의 시장이 된 이유는 철저한 셀러 관리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복잡한 규정과 까다로운 조건들을 충족한 셀러만이 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 해왔고, 그것을 정면 돌파해서 목표를 이루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어렵게 리스팅을 완료했으나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준비해서 배송을 보내는 방식인 FBM 방식으로는 운영상 어려운 부분도 있고, 아마존에서 매우 유명한 Prime 같은 경우는 현재 코로나 상황 이후로 FBM으로는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어서 매출에 지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FBA 셀러가 되기 위해서 준비에 들어갔다.
여기서 FBA란? fulfillment By Amazon!
즉, 입고에서부터 제품 개별 포장, 출고, 고객 배송, 반품처리까지 물류에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아마존이 도맡아서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셀러는 직접, 혹은 공장으로부터 아마존 창고로 입고할 물품과 수량을 정하고 시스템에 등록 후 물품들을 창고로 보내면 아마존에서 직접 검수 과정을 거치고 시스템에 판매가 가능하도록 등록을 해준다. 아마존은 일반 소비자들이 1개의 물품만 구매하는 것이 아닌 다량의 물품을 한 번에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파악하고 대형 창고에 수많은 셀러들의 물품들을 모아서 1개의 박스 안에 여러 다른 셀러들의 물품들을 함께 포장해서 배송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따라서 각기 다른 여러 셀러들이 제품들을 벌크 (대량)로 보내면 그 박스를 열어서 낱개로 소분시키고, 필요시 낱개로 개별 배송 혹은 다른 주문 제품들과 섞어서 배송을 하는 시스템이라 불필요한 배송 횟수가 줄어들게 되면서 e-commerce 시장을 획기적으로 바꿔놨다.
다만, 사업주 측면에서의 FBA는 무조건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시스템이기도 하다. 악명 높은 수수료와 FBA 창고로의 배송료, 그리고 수많은 가격 경쟁과 높은 광고비 등으로 인해서 사업 초기 소자본 셀러의 경우 철저히 공부하지 않으면 매우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되기도 한다. FBA의 입고가 성공이 되는 공식은 아주 예전 이야기이며, 철두철미한 공부와 제품과 연관된 트렌드 및 키워드 분석을 통해서 정확하고 면밀한 대상 고객을 타겟 해야 그나마 성공할 수 있는 확률에 가까워진다.
우리의 사업은 지금 '면밀한 대상 분석'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주 우리의 첫 FBA 물량이 성공적으로 입고 및 판매가 되기 시작했고, 우리는 특정한 키워드를 산출하기 위해 자동 광고를 돌리면서 2주 정도의 데이터를 뽑아내려고 기다리고 있다. 이 단계에서 얻게 되는 교훈은 추후 추가적인 글과 영상을 통해서 공유를 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FBA의 입고 과정은 어려운 듯 하지만 생각보다 매우 단순한데, 많은 분들이 헷갈리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FNSKU라는 바코드와 Shipping Label (송장)이다. 우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자 나를 볼펜 판매자로 가정을 하자면, 내가 판매하고자 하는 낱개의 볼펜 1개에 붙게 되는 바코드가 바로 FNSKU라는 것이다. FBA에 입고를 하려면 이렇게 제품 낱개에 FNSKU가 붙어야 최종 입고 및 판매가 가능하며, 아마존으로부터 해당 바코드를 부여받고 출력해서 부착을 해야 한다. 흔히 직접 만든 바코드를 붙여 보내면서 입고 처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러한 부분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 제품에 FNSKU가 붙고 포장을 완료한 상태라면, 이제는 그 낱개의 제품들을 모아서 박스에 담아야 한다. 최종적으로 보내고자 하는 박스와 각 박스별로 포함되어 있는 수량, 그리고 무게 등을 결정해서 배송 신청을 하면 출력할 수 있는 Shipping label, 즉 송장이 2개 나오게 되는데, 이것을 박스 상단에 부착하면 모든 준비가 완료된다. 송장의 경우 하나는 배송 업체인 UPS (혹은 다른 업체)용,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아마존 FBA 시스템 입고를 위한 바코드이니 반드시 따로 구분지어서 부착하도록 해야 한다. 박스 상단에 붙일 때는 레이블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박스에 해둔 테이핑과 떨어진 곳에 부착을 하는 것이 좋고 방수용 스티커 종이에 출력하거나 출력 후 투명 봉투에 담고 밀봉해서 부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배송 업체로부터 아마존 창고까지의 입고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 제품의 경우 UPS 상점에 물건을 전달하면 빠르면 다음날에서 3일 이내로 아마존 창고에 물품이 도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후 검수부터 최종 입고처리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현재까지의 미국 국내에서만 경험상으로 짧게는 2주부터 길게는 1개월까지 소요되기 때문에 해외에서 입고를 진행하시는 분들의 경우 타임라인을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사업 운영상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후속 물품 발주 및 입고 등에도 관련 내용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우리 부부는 우리의 사업 진행 과정과 그 안에서 생긴 노하우들을 적극 공유해서 도움이 필요하고 어려움에 맞서고 있는 분들께 많은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사업과 취업 모두 관련한 적극적인 소통을 나누고자 페이스북에 그룹 페이지도 개설했다 (노하우를 나눠주는 조하우 - 노나조). 글뿐만 아니라 영상으로 글로 다 담을 수 없는 부분들도 전달하고자 영상도 준비했으니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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