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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호 Cha sungho Jul 22. 2023

맨날 도전

저의 닉네임이 “맨날 도전”입니다. 카페, 블로그 같은 SNS활동을 하면서 만든 이 닉네임을 20년도 넘게 쓰고 있습니다. 저를 '맨날 도전'으로 소개할 때마다  스스로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의 성향을 잘 나타내고 있거든요. 


지금까지의 제 삶을 돌아보면 정말 맨날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저는 뭔가 끊임없이 배우고 싶었고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형 누나들의 지리교과서, 사회과부도 등을 펴놓고 세계지도와 역사를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곤 했었죠. 내가 가보지 않은 지구촌 저쪽 사람들의 사는 모습, 사용하는 언어, 생각들이 참 궁금했었죠.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궁금하고 배우고 싶은 분야가 한두 가지가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영어도 배우고 싶고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심지어 인도네시아어도 배우고 싶었습니다.


날마다 세상은 나에게 새롭고 신선한 호기심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이 젊은 시절 내 바지 주머니엔 늘 영어단어장이나 회화 책을 넣어 다녔던 기억입니다. 비록 끝은 늘 흐지부지했지만...... 


하지만 삶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지요. 나 자신이 가난한 집안의 막내로 겨우 고등학교는 졸업했지만 그 후로는 말 그대로 ‘홀로서기’였습니다. 

비록 키는 작았지만 별다른 신체적 핸디캡 없이 건강한 몸 하나 부모님께 물려받은 것에 감사하며 스무 살 시절부터 의지의 한국인으로 세상과 부딪혀가며 삶의 진로를 개척해 나갔습니다. 


공장에 다니며 주경야독해서 국가직 10급 공무원인 우체국 집배원이 되었고 3년 동안 코피 터져가며 우편배달 업무를 하다가 더 나은 성장을 위해 새벽잠을 줄여가며 공부해서 9급 공무원으로 옮겼습니다. 그 후로 예쁜 아내와 아들딸도 얻고 내가 손수 설계한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지금까지 행복한 현재진행형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은 그래도 끊임없는 우 상향 그래프였습니다. 젊은 날의 방황이나 좌절 이런 것은 내겐 사치였습니다. 스무 살 시절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무언가 일을 하며 빈둥빈둥 놀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인생은 ‘맨날 도전’이었으니까요. 나에게 이 맨날 도전이라는 단어가 바로 나의 꿈을 잃어버리지 않는, 좌절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어릴 적 꿈을 이루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꿈은 이루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꿈이 있기에 살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은 인생이 긍정적으로 사는데 필요한 촉매제이며 유인책이며 당근이기도 하지요. 아무튼 저도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행복하게 잘 살아왔고요, 얼마 전 책을 읽다가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일본어로 いきがい (이키가이)라는 말이 있는데 ‘삶의 목적, 삶의 보람, 사는 이유’ 이런 뜻입니다. 나의 ‘맨날 도전’이 바로 ‘이키가이’ 요 ‘꿈’인 것이지요. 


지금 내 서재엔 수많은 영어, 일어, 중국어 기타 여러 언어를 배우기 위한 책들이 잔뜩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방 한편 에는 우쿨렐레, 트럼펫, 트롬본 등 여러 악기가 나의 고질병인 지적호기심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 항시 대기 중입니다. 내 생각엔 나의 맨날 도전이 아마 죽을 때까지 계속되리라고 봅니다. 도전이 멈추는 순간, 내 꿈도 멈추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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