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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학과와 비교하여 응급의학과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201006 부명고 온라인 강의 사전 질문과 답변 2

13 다른 의학과와 비교하여 장단점이 뭔가요? 응급의학과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우리 응급의학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24시간 일한다는 점. 특히 밤에, 주말에, 연휴에 환자가 많다는 거죠. 그렇다보니 밤새 일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잠에 대한 문제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요. 사람이 잠을 안자고 일하는 게 2급 발암물질로 분류가 된다는데 우리과를 포함해 입원환자 보는 간호사분들과 응급실 중환자실 간호사들 모두 밤새서 일하는 게 기본적인 상황이죠. 잠을 틈날때라도 잘 수 있고 근무 끝나면 낮이어도 잘 수 있는 그런 요령이 필요해요. 명상을 배우면 좋아서 저는 추천하고 있어요.


근데 이게 또 장점이 될 수 있어요. 밤에 일하는 대신에 근무시간이 좀 짧아요. 지금 일하는 병원에서는 12시간씩 두번 일하고 나면 3일 쉬거든요? 연휴가 필요할 때는 12시간씩 4일 일하고나면 6일 몰아서 쉴 수가 있어요. 애들 챙기고 여행가고 하는데에는 또 이만한 과가 없죠. 출퇴근 시간에 길에서 시간 허비할 일도 없고 몰아서 일하는게 가능하기 때문에 경기도권에 살아도 전라도권이나 경상도권에 KTX 타고 가서 일할 수도 있어서 전국이 근무권이 되어요. 실제로 저도 경기도 서북쪽에 있는 김포에서 살지만 일하는 병원은 남부권에 있는 수원에 있어요. 그 전에 있던 병원은 경기도 최남동쪽에 있는 이천에 있었고요.



14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이 몇 분인지 궁금합니다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에 대해 질문하시다니 의학에 대해 관심이 좀 있었던 분인 것 같네요. 사람 심장이 멈출때 바로 뚝 하고 멈추지 않아요. 혈압이 낮거나 하면 천천히 심장 근육에 허혈이 오면서 느려지다가 멈추거나 심근경색이 생겨서 심장에 갑자기 산소공급이 끊기게 되면 심장이 부르르 떠는 심실세동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멈추게 되어요. 이 심실세동이 있는 시간에는 심장에 전기충격을 줘서 심장 뛰는 기능을 리셋을 해야 다시 심장이 뛰게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제세동이라는 걸 해줘야 해요. 


우리가 의학드라마에서 사람 사망할 때 전기충격하는 씬이 나오잖아요? 심전도가 플랫, 평평하게 가고 있을땐 제세동을 하는게 아니라 무조건 심장압박을 먼저 해야 하고요, 부르르 떠는 심전도가 보일 때에만 전기충격중에서 제세동을 하는 거에요. 그 시간이 1분에서 2분이 가는데 그 사이에 쓰러진 사람에게 심장압박을 하고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와서 전기충격을 해주면 멀쩡하게 깨어나기도 해요. 한 1-2분 숨 못쉰 상태처럼 바로 깨어나서 바로 의식을 차리죠. 


하지만 3분에서 4분을 넘어가면 의식이 바로 돌아오진 않아요. 심장이 뛰지 않는 동안 산소가 뇌로 가지 않으니까 뇌세포가 저산소증에 빠져 붓고 파괴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119 대원이 신고받고 바로 달려와도 최소 5분 이상 걸리는데 쓰러진 사람 주위에 있던 사람이 신고만 하고 아무것도 해주지 않으면 심폐소생술 결과가 좋지 않은거에요. 바로 쓰러진 걸 발견하면 두드려서 깨워보고 반응이 전혀 없으면 의료진은 맥박을 짚어서 확인하고 의료진이 아닌 경우는 바로 심장압박부터 해야 하는 거에요. 1초에 두번 하나둘하나둘 하면서 어깨를 수직으로 세워서 손꿈치로 5-6센티미터 들어가게 압박을 해줘야 해요. 그래야 그 환자를 살릴 수 있어요.



15 선생님이 응급센터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사건이 무엇인가요?


가장 힘들었던 사건... 몇몇 사건이 떠오르는데요. 역시 내 실수로 환자가 나빠졌을 때가 제일 힘들죠. 한화생명 광고에서도 한번 얘기한 적 있는데 레지던트 1년차때 배가 아파서 온 할아버지 환자를 X-ray 확인을 늦게 하는 사이에 환자가 심정지에 빠져서 교수님 멱살잡히고 난리난 적이 있었어요. 내과적 응급질환을 늦게 파악해서 환자를 위험에 빠뜨린 적도 있었고. 


젊은 여자환자였는데 갑상선 항진증 약을 먹고 있고 응급실에 온 건 배가 아프고 토해서 왔다고 했어요. 이상하게 맥박이 매우 빨랐는데 그냥 힘들어서 배아파서 그런가보다 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내 실수가 뭐냐하면 갑상선 약 잘 먹고 있냐고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걸 빠뜨렸어요. 검사 결과 나오고 장염으로 판단해서 내과에서 보게 연결해두고 기다리는 사이에 환자가 심정지가 왔어요. 알고보니 갑상선 약을 먹지 않아서 발생한 thyroid crisis, thyroid storm 이라는 질환이었어요. 그날도 실수로 환자를 사망하게 할 뻔 했던 상황이라 자책이 많이 되었어요.



16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건 과마다 조금씩 다를건데 외과계열 선생님들은 대범한 수술 결정과 함께 미세한 수술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꼼꼼한 수술 실력이 중요할 것이고 내과 선생님들은 작은 징후 하나 놓치지 않는 판단력. 약과 부작용을 두루 경험하고 계속 공부하고 할 수 있는 꺼지지않는 향학열, 이런게 제일 필요하다 싶고요. 응급의학과 의사에게는 특히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이 제일 중요하겠죠. 매일매일 환자 앞에서 검사 결정과 입원, 퇴원, 응급수술, 전원 등을 결정해줘야 하는 입장이니까.



17 응급센터장이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나요?
응급센터장이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응급센터에 보통 5명에서 10명 정도의 응급의학과 의사가 돌아가면서 근무를 하게 되는데요. 응급센터 장을 하기 위해서 특별히 노력을 해야 하거나 하진 않아요. 응급센터장 한다고 보상이 더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가장 경력이 많거나 병원과의 관계를 잘 만들어줄 수 있는 대인관계에 장점이 있는 사람이 응급의학과 의사의 대표를 하게 되는거고 그러면 센터장으로서 역할을 하게 되는거죠. 앞에 있던 병원에서는 센터장 역할을 했지만 지금 병원에서는 더 경력 많은 분이 계셔서 센터장 역할은 하지 않고 있어요. 일하기는 지금이 더 편하죠. 다른 사람들 챙길 것 없이 내가 보는 환자 철저하게 보고 내 할일만 잘 하면 되니까. 하지만 센터장이 되면 병원에서 응급의학과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하고 사람들도 자주 만나야 하고 혹시 불만사항 접수되면 해결해야 하고 간호부와 회의도 해서 규칙을 정해야 하고 할게 정말 많아져요.



18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는 어떠한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코로나19 백신은 언제 어떻게 나오게 되나요?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가 감기로 겪는 많은 바이러스중에 하나에요. 리노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와 함께 감기 바이러스 3대장중 하나였죠. 그런데 코로나19라는 변종 코로나가 나오면서 심각한 바이러스성 폐렴을 일으키고 노인들은 사망률도 높고 그러니까 전세계가 난리가 난거죠. 아마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을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왔으려면 벌써 나왔을 거에요. 그만큼 바이러스 치료제라는 건 개발이 쉽지 않아요. 2009년 신종플루를 겪고나서 이후엔 매년 겨울에서 초봄에 독감시즌이 돌고 그때가 되면 백신도 맞고 타미플루 치료제도 복용하고 하죠. 완전히 잡질 못하잖아요? 코로나19도 그렇게 갈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어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온다고 지금 혼란이 바로 종식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19 의료 관련 책 추천해주세요


의료 관련 책이라는 게 범주가 좀 넓은데, 자기가 관심이 있는 질환에 대해 알고 싶으면, 예를 들면 암에 대해 기본 지식과 최신 지견이 알고 싶다 그러면 암을 많이 진료보시는 의사의 책을 보는게 좋겠죠. 그런것 말고 제 책 [응급실에 아는 의사가 생겼다]같이 에세이를 추천해달라 하신다면 역시 남궁인 선생님의 책이 작가로서의 감성도 풍부한 책이 되겠고요. 남궁인 선생님이 직접 선물한 새 책, [제법 안온한 날들]을 최근에 읽었는데 눈물나는 에피소드들이 많더라고요. 응급의학과 의사가 환자 보면서 무슨생각 하나 궁금하면 이 책 보시면 되겠어요.


그리고 외상센터의 현실을 폭로하다시피 한 책이죠? 아주대 외상외과 센터장이셨던 이국종 교수님의 골든아워. 두 권으로 된 책인데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의료 현실을 알기에는 이만한 책이 없을거에요. K방역이네 가장 질좋고 저렴한 의료네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의료계 전체가 멍들고 쓰러져가고 있어요. 의료보험공단이 의료비를 쥐어짜내어 병원들이 편의점, 식당, 장례식장으로 돈을 벌어야 겨우 유지할 수 있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인턴 레지던트 과한 노동으로 대학병원이 유지되는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의료의 연속성은 없다고 봐요.


또 추천할 책은 김현아 선생님이 쓴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란 책도 추천드려요. 중환자실 간호사로서 살아온 21년의 세월이 현장감있게 녹아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20 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사람인데 스스로 삶을 포기하겠다는 환자가 오면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응급실에서 환자보다보면 자살시도 환자를 많이 보게 되요. 손목 그은 환자 깊지 않으면 직접 꼬매주면서 말도 걸고 어려운 점 뭔지 들어주기도 하고. 목매달았다가 실패한 환자는 다행인거고, 연탄불 피웠다가 발견되어서 고압산소치료 하러 보냈는데 며칠 뒤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바보가 되어버린 환자도 본 적 있고. 미국 드라마 ER 에 나오는 에피소드인데요, 손목 그은 환자 절대 자기는 자살하려고 한 것 아니라고 해서 부모님이 돌려보내달라고 해서 보냈는데 한시간 뒤에 옥상에서 떨어져서 온 환자 에피소드도 나오죠. 우리 주위 일상에서도 벌어지는 일들이에요. 자살 시도를 한 환자가 오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있냐고 명확하게 물어보고 있다고 하거나 있는데 숨기는 듯한 느낌이라면 그냥 퇴원시키면 안되요. 정신과 응급상황이기 때문에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지나갈 때까지 치료를 받는게 원칙이에요.



21 응급실에서 일하시다보면 돌아가신 분을 보게 될때도 많으실텐데
유퀴즈나 다른 영상을 보면 되게 덤덤하게 잘 이겨내신 것 같아요.
어떻게 이겨내셨어요?


유퀴즈 보셨군요. 감사합니다. 글쎄요 덤덤하게 이겨낸다라. 이겨낸다는 표현은 조금 안맞는 것 같아요. 기억속에 켜켜히 쌓여요. 그리고 제 삶에 영향을 미쳐요.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고요. 공중보건의 시절에 남매가 화재가 나서 연기속에서 질식했다가 둘 다 심장이 멈춘 상태로 응급실에 온 적이 있었어요. 동생이 먼저 도착해서 인공호흡 하면서 심폐소생술 하고 있는데 누나도 심정지로 같이 들어와서 순서대로 기관삽관 하고 동시에 심폐소생술 해서 둘 다 심장이 돌아와서 대학병원으로 전원보낸 적이 있어요. 


엄마가 잠깐 이사갈 집 알아보러 나간 사이에 둘이 밥 해먹는다고 하다 불이 났고 장애가 있어 도망가지 못하는 동생 보호한다고 누나까지 피신하지 않고 있다가 둘 다 유독가스에 화마를 입었죠. 며칠 뒤 대학병원 선생님과 통화하다가 두 아이 다 결국은 사망한 걸 확인하게 되었어요. 그걸 겪은 뒤로 장모님이 가스밸브 잠그지 않는게 못견디게 괴로운거에요. 장모님이 음식장사를 오래 하셔서 가스밸브를 항상 열어두고 쓰세요. 집에서도 그러시는데 몇번 말씀 드렸는데도 안고쳐지세요. 지금도 그러세요. 그러면 저는 못견디게 불안하고 금방 불이 날 것 같고 가슴이 벌렁벌렁 해요. 그런 수많은 기억들을 켜켜이 가지고 사는거에요.



22 저는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매력적이고 내 운명 직업인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의사가 되고 싶니라고 물으면 말문이 턱 막혀요.
선생님은 왜 의사가 되셨나요? 자소서 같은 곳에 뭐라고 써야 할까요?


저는 자기소개에 어렸을때부터 호기심 많아서 사고도 많이 치고 그러다 응급실 선생님이 멋져보여서 했다 이러고 말아요. 사실대로 말한다면 사람의 운명이 어디 뜻대로 되는 것이겠어요? 직업도 하나여야 하나요? 지금 공부해서 고등학교 마치고 대학교에 전공을 선택하고 전공공부를 마치고 전공 살려서 직업을 가지고 그러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배움이라는 것도 턴오버가 점점 빨라져서 지금 배우는 게 5년만 지나도 옛것이 되어버려요. 의대 약대 치대 간호대 법대 같은 전문직 직종 과라면 자기 전공 살릴 가능성이 높지만 그 외의 과는 자기 과와 상관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요. 의사가 되어도 의사 하나만 해서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봐요. 그리고 자기 삶은 한 번 사는건데 하나만 하고 사는 건 좀 아깝지 않아요? 다른 삶도 살아보고 싶은 욕심도 나고.


지금 공부해서 되는 전공과 직업은 제가 볼 땐 삶이라는 등산에서 베이스캠프를 어디다 꾸리느냐 하는 과정이라고 봐요. 얼마나 되는 높이의 산을 오를지, 산에 얼마나 오르다 내려올지도 본인이 결정하는 거지만 첫번째 직업은 그 중간에 베이스캠프를 놓고 또다른 활동을 하는데 기착점이 되는 것이겠죠. 작가 활동을 하는데 의사라는 직업이 큰 도움이 되었듯이 말이에요. 전혀 다른 직종에 관심이 가도 상관 없어요. 자신감이 있으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갈 수 있는데까지 올라가보고 올라가보니 영 재미가 없다 싶으면 또 베이스캠프에 돌아오면 되니까요. 그렇게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그 자신감은 본인이 만드는 거에요. 저는 학생때 만들었던 난파선 음악방송국이 국내 2위에 랭크되어 넷마블과 한게임 사이트에 메인에 걸리고 게임을 할 때 자동으로 플레이되게 하는 과정을 협상하고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네비게이션 없던 시절에 작은 노트북으로 차량용 카피씨를 만들어서 월수익 500만원 찍었을 때 두번째로 자신감을 얻었어요.


작은 성공을 여러번 하면서 쌓는 자신감이 중요해요. 내가 일단 하겠다 하면 남들보다 최소 상위 5% 안에는 들 수 있겠다 라는 자신감? 요즘은 그런 것 하기에 더 좋아진 환경이죠. 마이크로 출판, 또는 온디맨드 출판이라고 혼자서 책을 쓰고 주문 들어오는 만큼만 출력해서 판매해주기도 하고, PDF 출판이라고 10페이지짜리 책을 내고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기도 하고. 유튜브 크리에이터 하기 위해서는 예전엔 카메라에 마이크에 준비할게 많았는데 이제는 휴대폰에 짐벌만 있으면 되다가 이제는 짐벌도 없어도 되기도 하고.


그런 경험을 하려면 예스맨이 될 필요가 있어요. 남들이 제안한 것을 부담없이 응하는 태도. 방송국 PD 님이 촬영에 협조해 달라고 했을 때 다른 인턴, 1년차 선생님들은 손사래 치고 거부했지만 예스 예스 하면서 응해줬던 게 피디님들과 친해지게 되고 다음 방송에서 작가님들 대본작업에 열심히 도와주다보니 작가님들 사이에서 소문나서 전화 자주 오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무한도전 대표 작가님 눈에 들어 유퀴즈도 찍고 광고도 찍고 그렇게 우연과 우연이 연결되어서 삶이 이뤄지는거죠.



23 학창시절에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음. 고3 담임 선생님 말 안들은거? 당시 부천고등학교에는 서울대를 몇 명 보내냐로 수도권 고등학교끼리 경쟁 같은게 있어서 무리해서 서울대 보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당시 서울대 가려면 정시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제가 가고싶은 카이스트랑 가천의대 특차 지원서를 안써주는거에요. 나중엔 부모님까지 모셔와서 설득했는데 결국 안써줬어요. 그래서 그냥 넘어갈 순 없다 하고 고 2때 담임선생님께 가서 추천서를 써달라고 했어요. 결국 카이스트도 합격하고 가천의대도 합격해서 둘 다 전액 장학금 학교고 해서 공학자가 될까 의사가 될까 고민하다 의대를 가게 되었죠. 담임 선생님 말씀에 순응해서 서울대 무슨 해양 뭔 학과인지 관심없는 과 갔으면 그만큼 또 제 인생이 달라졌겠죠?



24 유퀴즈에서 받은 100만원으로 뭐 하셨어요?


그 날 촬영 끝나고 바로 100만원 주더라고요. 보통 하루동안 촬영하면 한달쯤 있다가 거의 잊어버릴 때 쯤 통장에 20만원에서 30만원정도 들어오는데 그날은 목돈으로 100만원 주니까 기분 좋더라고요. 집에 오자마자 애들 셋 보느라 지친 아내에게 선물로 줬습니다.



25 응급의학과는 응급실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를 진료한다고 적혀있는데
흉부외과나 산부인과, 신경외과 등 전문으로 하는 것이 따로 있을까요?


응급의학과가 모든 환자의 1차 처치를 담당하긴 하지만 모든 환자를 치료 종료까지 해결해줄 순 없어요. 예를 들어 몇미터 높이 공사장에서 떨어져서 머리에 뇌출혈이 생기고 가슴에 기흉 혈흉이 생겨서 튜브를 넣어야 한다 그러면 일단 의식없는 환자가 호흡을 해서 뇌손상이 오지 않게끔 기관삽관을 해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수액치료로 혈압을 안정시킴과 동시에 기흉 혈흉 때문에 호흡 못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흉관삽입술을 하게 되죠. 의사들 말로 바이탈을 잡는다고 하는데 이런 초기 처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신경외과와 흉부외과에서 환자 보고 수술을 들어가는 거에요. 우리는 수술방 들어가기 전까지 맡아서 하게 되어요.


산부인과도 마찬가지로 아이 낳는 전 과정을 산부인과에서 하는 경우가 많지만 급하게 아이가 나오거나 산모가 교통사고가 났다거나 그러면 응급의학과 1차 처치가 필요하기도 하고 출산 후 응급상황에서도 응급의학과가 도움을 줘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실제로 응급실에서 아기 받아본 적 있고요, 작은 산부인과에서 출산 후에 양수색전증이나 심부정맥혈전증이라고 해서 갑자기 열나면서 의식없어지면 대학병원 응급센터로 실려와서 응급의학과에서 바이탈 잡고 머리 씨티 찍고 치료 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26 자신이 하지 못하는 시술, 수술이지만 할 수 있는 전문 의사가
부족하거나 없는 상황이면 직접 수술을 맡으셔야 하나요?


우리는 일단 환자를 최소 24시간 살려서 끌고갈 줄 알아야 해요. 예를 들어서 요즘 흉부외과가 일할 곳이 없어서 계속 흉부외과 전문의가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러면 기흉 혈흉 환자는 우리가 흉관삽관하고 공기나 혈액이 빠져나갈 길을 만들어서 응급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흉부외과 의사가 있는 곳으로 전원가거나 병원에 따라서는 응급의학과로 입원시켜서 보기도 하고요. 해당과가 없는 경우가 2차병원 응급실에는 더 많죠. 밤에는 특히 병원 전체에 의사라곤 나 하나뿐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모든 응급처치는 다 할 수 있어야 어떤 환자가 생겨도 생명을 유지시킬 수가 있죠. 수술방까지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응급실에서 수술과 시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흔하다고 보면 되어요.



27 하루동안 일을 하면 3일 또는 4일을 쉰다고 하셨는데
그동안은 계속 쉴 수 있는건가요
아니면 연락이 오면 바로 또 나가야 하는 건가요?


그게 우리과가 좋은 장점인데, 우리는 급한 환자가 생겼을 때 당직 의사를 콜하는 입장이지만 우리가 오프일 때에는 콜받을 일이 없어요. 그날 근무하는 시간에 응급실에 오는 모든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으면 되는 거에요. 4명이 같이 근무하는 지방 병원 같으면 하루 24시간 일하면 3일, 그러니까 72시간 내리 쉴 수 있는 거고요. 지금 있는 병원 같으면 6명이 주말에는 3명이 나눠서, 주중에는 2명이 나눠서 근무하니까 2일간 12시간씩 일하고나면 72시간 쉴 수 있는거죠. 쉽게 말하면 24시간 일하고 72시간 쉰다고 보면 얼추 맞아요. 우리과만의 큰 장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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