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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 발작! 왜 남성이 더 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네이버 포스트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시리즈

http://naver.me/5Veiceke


통풍이라는 병을 아시나요?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통풍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아픈 질환이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오늘은 최근 20대와 30대에서 남성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질환인 통풍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예전엔 통풍을 ‘황제의 병’이라고 불렀다고 해요. 왕이나 귀족처럼 고기와 술을 즐기며 지내는 뚱뚱한 사람들에게 잘 생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 사회에서는 더이상 황제의 병이 아닌 흔한 병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식생활의 변화와 운동 부족이 예전 왕과 귀족의 것과 같아졌다는 말일까요?


통계에 의하면 통풍 환자는 2012년 26만 5천명에서 2017년 39만 5천명으로 5년간 무려 49%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 중 90% 이상이 남성, 특히 20~30대 젊은 남성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하네요.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요산 결정이 관절 및 관절 주위의 연부조직에 침착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삐죽삐죽한 요산 결정이 관절을 찔러댄다고 상상해보면 그 통증을 감히 짐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게 얼마나 아픈 병인지 응급실에서도 자주 환자를 접할 수 있는데요, 특별히 다친 적 없이 절뚝이면서 한쪽 발을 끌며 걸어 들어오거나 뭔가 붙잡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음, 통풍일 수 있겠네.’ 하고 짐작이 될 정도입니다. 아프다고 호소하는 관절을 보면 팅팅 붓고 붉게 발적이 인 모습을 보이는데 그 모습만 봐도 많이 아프겠다 싶습니다. 터질듯한 관절 부위를 건드리면 자지러지듯 아파하시죠. 그래서 병명도 발작입니다. 통풍 발작!


왜 통풍이 고기와 술 때문에 많이 생길까요? 그건 원인 물질이 되는 요산 때문인데요. 요산은 고기나 생선 등에 많이 들어있는 퓨린의 대사산물입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 역시 요산 생산을 증가시키고 배설은 감소시켜 상태를 악화시키죠. 그래서 통풍 발작으로 내원한 환자분께 최근에 술과 고기를 먹었냐 물으면 대부분 며칠 사이에 많이 먹을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무릎에 갑작스러운 염증이 발생해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열감이 있고 손도 못 댈 정도로 아픈 형태로 나타납니다.


남성에게 많은 이유는 뭘까요? 그건 남성호르몬이 요산 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여성호르몬은 요산 배출을 촉진해 통풍에 덜 걸리게 됩니다. 다만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에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므로 중년 이후의 여성은 안심하실 수 없습니다.


통풍은 그 증상에 따라 4단계로 나뉘는데요. 첫째는 무증상 고요산혈증, 혈중에 요산만 증가하고 관절 증상은 없는 상태입니다. 둘째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 혈중의 요산이 결정을 만들어 급성 통풍 발작을 일으키는 상태입니다. 셋째는 간헐기 통풍, 통풍 발작 사이에 증상이 없는 시기를 말하고요. 넷째는 만성 결절성 통풍, 다른 관절염처럼 관절이 커지고 울퉁불퉁해지는 양상으로 변하는 시기로 나뉩니다. 고로 무증상일 때에도 혈중에 요산 농도가 높다면 언제든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고 발작이 지난 후에도 생활 습관을 교정하지 않고 지내면 만성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요산이 콩팥으로 배출되면서 요로결석을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애 낳는 것보다 아프다는 결석, 이러나 저러나 통풍은 정말 아픈 질환이 맞네요.


그럼 통풍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만한 남성, 고혈압이나 신장병을 가진 환자, 통풍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 술을 많이 먹는 사람은 요산 수치를 확인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식단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음식은 동물의 내장(염통, 간, 콩팥 등),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수나 음식, 그리고 술입니다. 그 외에 육류, 해산물(등푸른 생선, 조개), 천연 과일주스, 설탕, 단 음료와 디저트, 소금도 주의를 기울여 최소한만 먹을 필요가 있습니다.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과 채소. 그리고 적당한 운동이 중요합니다.


통풍 발작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치료는 주로 진통제와 염증 반응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씁니다. 약은 체내에서 요산 형성을 억제하는 약과 요산의 배출을 촉진하는 약을 처방하게 되고요. 그래도 통증이 쉬이 가시지 않아 강한 진통제를 추가로 처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정형외과나 류마티즘 내과 진료를 잡아드리곤 하지요.


오늘 알려드린 좋은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 챙기셔서 혈중 요산을 잘 관리하고 오래도록 통풍 걱정 없는 건강한 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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