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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선 Feb 10. 2022

어린왕자와 함께 세계일주

생각의 나열

조지아에서 온 어린왕자 책을 선물 받았다.

태어나 아직 한번도 가본적 없고 어떤 언어를 쓰는지도 모르는 나라에서 온 책이었다.


책 표지의 제목부터 생전 보지도 못한 텍스트들로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표지 이미지만 보아도 어린왕자 책임을 알 수 있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의 권유로 어린왕자 책을 읽었을 땐

왜 이게 세계 명작인지 납득이 되지 않았는데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읽었을 때는 정말 깊은 깊은 감동과 함께 그 뒤로 인생책이 되었다.


사람들은 외국을 가게 되면 그 나라 기념품을 사곤하는데 * 도시, 나라별 마그네틱

나는 그 나라 언어로 된 어린왕자 책을 사모우기 시작했다.


서점을 찾아가 짧은 영어로 리틀 프린세스를 달라고 하면

영어를 그래도 알아들을 수 있는 나라에서는 서점 점원이 바로 가져다 주는데

나도, 점원도 영어가 짧아 의사소통에 한계가 생기면

난 재빨리 검색을 해 어린왕자 표지를 보여주었고 아~ 하는 표정과 함께 점원이 가져다 주곤 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산 어린왕자 책은 19년 4월 포르투갈이었다.

그때 여행을 같이 간 친구 중 한명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세계 이곳저곳을 다녔고

그 중 갔던 나라가 조지아였다.

이 친구는 얼마전까진 호주에 있다가 코로나 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고

2주간의 자가격리 후 우리의 아지트 합정 곱창집에서 만났을 때 조지아판 어린왕자 책을 선물로 줬다.


그 마음이 정말 고마웠다.

포르투 서점에서 책을 고르던 나를 기억한 맞춤 선물이라-


어릴적 어린왕자 책과 함께 세계일주를 할 줄 알았던 나는

근무일은 당연하고 휴일에도 밤낮없이 연락오는 광고주의 전화와 카톡, 메일에 시달리는 직장인이 되었다.


그리고 2020년 전세계가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로

마음만 먹으면 하늘을 가로질러 갈 수 있었던 타국을 가지 못하게 되었다.

코로나는 인류를 우롱하듯 변종되어 더욱 강력한 전파력을 가지게 되었다.

새로운 언어의 어린왕자책을 언제 만날 수 있을 지 기약이 없어졌다.


다시 한번 깨닫는다.

어떠한 일상이었든 그 일상에 균열이 생기는건 한순간 이라는 것

내가 누리던 이 모든것은 당연하지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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