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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in Sep 10. 2024

'발행' 글쓰기 두려움

모든 과정이 다음단계를 위한 시작이듯, 버티고 버틴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 공간은 나를 더욱 작가처럼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글을 한참 쓰고 나니 '발행' 버튼을 누르는 게 두려워졌다. 

항상 나를 위해 쓰던 글이 이제 '독자'라는 타이틀이 붙으니, 부족한 글이 세상에 드러나는 게 무겁게 느껴졌다. 나는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주저한다. 본성적으로 항상 좋은 것만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모습이 내 행동 속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


반면, 많은 작가들이 꾸준히 자신의 글을 올리면서, 그들의 글이 내 모바일 폰에서 나를 울리고 흔든다. 

어제까지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를 위해 쓰던 글이 이제 누군가를 위해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

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너무 많이 나열하다 보니 '이게 정말 지식을 전달하는 글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겨서 발행을 주저하게 됐다. 나만 이런 두려움을 느끼는 걸까?


처음 회사를 입사했을 때가 떠오른다.

2년 차에 접어들 무렵, 프로그래밍 업무에서 한계에 부딪혔던 나는 하루하루가 두려움과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학원에 다니면서 다시 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업계에서 1~3년 차에 포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었다. 하지만 끝까지 버티다 보니 어느새 20년이 흘러 여기까지 오게 됐다.




세상일이 그런 것 같다. 모든 과정은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이고, 버티고 나면 그다음 단계가 보인다.

모든 불안과 혼란을 견디고 나서야, 나는 '발행'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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