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적인 느낌', '느낌 아니까' 등등 느낌이라는 표현 많이들 쓰시죠? 아주 흔하게 쓰는 말입니다. 흔하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겠죠. 저는 이 느낌이라는 것에 주목하려고 합니다. 저는 느낌이 인간과 세계를 설명하는 아주 중요한 개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느낌이 해봤자 뭐 헬스할 때 자극이나 느끼는 그런 거지 어떻게 중요한 개념이 될 수 있냐고요? 우선 느낌이 어떤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좀 더 구체적이고 철학적인 맥락에서의 느낌을 말하기 위해 감소(感素)라는 용어를 도입하겠습니다. 제가 만들었습니다. '감'은 느낀다는 것이고 '소'는 '원소', '요소'할 때의 '소'입니다. 감소는 우리가 느끼는 수많은 느낌의 정체입니다. 시각, 청각부터 해서 배가 아픈 느낌, 내 손이 어디에 위치해 있다는 느낌까지 모두 감소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감소라는 것이 사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은 범위까지 확장됩니다. 파격적인 주장을 하자면, 시간, 공간, 심지어 이성, 의식까지 모두 감소로 이루어집니다. 각각을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느낌, 대상이 나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다는 느낌, 계산하고 추론하는 느낌, 생각한다는 느낌이라고 보는 것이죠.
인간이란 오직 감소로만 이루어진 덩어리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모든 것이 일종의 느낌입니다. 몸, 슬픔, 사랑, 문제 해결, 자아, 의지 등의 모든 것이 말입니다. 그렇다면 세계는 어떨까요? 칸트의 주장과 비슷하게, 실제 세계의 모습은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감소가 주어지냐에 따라 개체가 경험하는 세계의 모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눈에 보이는 대로 실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감소에 따라 그런 것처럼 느껴질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오직 감소뿐입니다.
이러한 관점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첫째, 이성과 감성이라는 구분에서 벗어나 마음에 대한 보다 단순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이성과 감성 모두 감소일 뿐이니까요.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이성과 감성을 구분했습니다. 그런데 그 근거는 뭐죠? 이성과 감성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것일 뿐입니다. 똑같이 느껴지는 것들을 임의로 구분할 근거는 없습니다. 둘째,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보편적인 관점을 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마음 놓고 우리에게 보이는 것들이 우리에게 보이는 대로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뭘 믿고 말이죠? 인간이 아닌 개체들이 보는 세계는 또 다를 것입니다. 우리는 인간에게 주어진 감소에 따라서만 인식한다고 보는 것이 좀 더 적절할 것입니다.
다분히 형이상학적인 주장이었습니다. 느낌, 즉 감소 개념을 도입해 인간과 세계를 설명해 보았습니다. 감소 개념을 가지고 우리가 느낌이 아니라고 생각할 법한 것들(몸, 시간, 공간, 자아, 이성 등)까지 설명했습니다. 감소 개념이 앞으로 만들어 갈 저의 관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이 또한 하나의 철학적 모델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제공하고 더 넓은 상상을 보여줄 것입니다. 재미로 가사에 집중하면서 영상 보고 가세요.
https://youtu.be/YuciHpTZDOk?feature=sha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