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써본 적이 있나요? 학교 국어 시간에 시를 많이 읽어는 봤어도 많이 써보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한번 써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나만의 작품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저도 종종 시를 씁니다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썼다가 마음에 안 들어서 지우기도 하고, 짧은 표현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시를 쓴다는 게 어떤 건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시가 무엇인지'라기보다 '시를 쓴다는 게 무엇인지'를요. 아직 부족하지만 저의 노하우라면 노하우입니다.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시를 쓰는 건 기본적으로 내가 느끼는 바를, 내가 느끼는 것처럼 생생하게, 남들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시는 어쨌든 뭔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내가 느끼는 바 또는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이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사랑'할 때의 느낌을 시로 표현해 본다고 합시다. 어떤 표현이 시인의 사랑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계속 쳐다보게 되고, 생각하게 되고, 전율이 느껴지네요." 이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너를 계속 보고 싶어서 눈 깜박이는 시간조차 아까워." 이 정도는 돼야겠죠. 어떤 표현이 나의 느낌을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찾아야 합니다.
둘째, 시를 쓰는 건 목소리를 떠올리는 것입니다. 자신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방황'을 시로 표현하고 싶다고 해봅시다. 방황하는 모습을 그려야 하는데 노인의 목소리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일까요? 노인이 공원 벤치에 앉아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혼잣말하는 모습은 방황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청소년의 목소리가 더 효과적이겠죠. "선생님,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을 땐 교과서 몇 페이지를 봐야 하나요?" 머릿속을 지나가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셋째, 시를 쓰는 건 연상되는 언어의 모음을 깨는 것입니다. 보통 어떤 단어를 마주했을 때 우리의 생각은 그 단어와 관련이 있는 단어들로 제한됩니다. '토끼'라는 단어를 보면 '동물', '당근', '귀'와 같은 단어들로 생각이 제한되는 것이죠. 시를 쓰려면 이를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쉽게 연상되는 언어만을 가지고는 효과적인 표현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리 없는 아우성'처럼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 만날 때 우리는 보다 참신함을 느낍니다. 참신한 표현은 인상적이고 기억에 더 오래 남죠. 연상되는 언어들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시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시는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음을 표현한 시'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강한 동기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공을 많이 들여서 쓰게 될 테죠. 제가 시를 쓴다는 게 어떤 건지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지만, 중요한 건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속에서 떠오르는 느낌을 잘 포착하는 것입니다.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나의 느낌을요. 그런 느낌을 지금 가지고 있거나 가지게 된다면 한번 시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