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인공지능! 그야말로 인공지능이 대세인 시대입니다. 유명한 사례야 얼마든지 있습니다. 알파고, 챗GPT처럼요. 언젠가부터 학교에서도 가르치고 있죠. 게임에서도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처럼 곳곳에서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럴수록 그 의미를 제대로 생각해 봐야겠죠. 많이 쓸수록 오남용되기 쉬우니까요. 진정한 인공지능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진정한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 쉽게 말해 '생각하는 기계'입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마주합니다. 생각한다는 건 과연 무슨 뜻일까요? 확실한 건 우리가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내가 생각하는 것이죠. 다른 사람이 생각한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이 사실은 좀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겉모습만 볼 수 있습니다. 웃거나, 말하거나, 넘어지는 것처럼요. 그 사람의 속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다른 사람이 생각한다고 여깁니다. 무엇을 보고 그렇게 판단하는 걸까요? 하나는 나와 비슷하게 생겼냐이고, 다른 하나는 나와 비슷하게 자극에 반응하냐입니다. 내가 생각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니까 내가 기준이 됩니다. 생김새는 무시할 수 없는 기준입니다. 생각하는 능력이 나의 물리적 형태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뇌의 형태에 주목해야 합니다. 자극에 대한 반응은 생각을 거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경우들에 주목해야 합니다.
비슷하다는 건 정확히 어떤 뜻일까요? 저는 '비슷하다'를 대체 가능하다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단 대체할 때에는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하고, 대체 가능하려면 적어도 하나의 목적을 만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비슷하게 생긴 두 사람, 최수민과 영화 '슈퍼배드'에서 주황색 옷 입은 악당(벡터)이 있다고 합시다. 이 둘을 대체할 때 만족할 수 있는 목적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영화 '슈퍼배드'의 실사판을 만든다고 할 때 벡터를 최수민으로 성공적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수민과 벡터는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나와 비슷하게 자극에 반응하냐'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예전에 논리 기반 인공지능 연구가 이루어질 때는 사람이 인공지능에 추론 규칙들을 입력해 주었습니다. 이를 활용해 수학 정리를 증명하도록 하곤 했죠. 사람에게 수학 정리가 주어졌을 때 이를 증명하는 방식을 그대로 기계에 입력한 것이죠. 수학 정리라는 자극에 있어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반응을 기계가 내놓도록 말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는 기계'를 만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생각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자동차는 사람과 비슷하게 환경에 반응하면서 달리고 차선도 바꾸지만 생각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사람이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인공지능을 만들려면 '나와 비슷하게 생겼냐'에 주목해야 합니다. 첫째, '나와 비슷하게 자극에 반응하냐'를 독립적으로 보장할 수 있습니다. 자극-반응은 물리적 형태에 의존합니다. 물론 비슷하게 생기지 않아도 비슷하게 자극에 대해 반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 앞서 살펴봤듯이 작동이 다소 기계적입니다. 하지만 생김새만 비슷하게 만들어 주면 알아서 비슷하게 작동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논리 기반이 아닌, 뇌의 구조를 모방한 인공신경망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둘째,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납득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보통 동물은 생각한다고 여기고, 식물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생김새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물은 식물과 달리 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동물이 생각할 수 있다는 주장에 깊이 납득하도록 합니다. 이처럼 인공지능도 인간과 비슷한 구조로 만든다면 기계가 생각할 수 있다는 주장에 더 깊이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개념적인 면에서 살펴보았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중요하게 다룬 질문은 '기계도 생각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관련된 철학적인 질문을 핵심적으로 다루었습니다. 그에 대한 답으로 저는 다른 사람도 생각한다고 볼 수 있고, 그 판단 기준은 '나와 비슷하게 생겼느냐'와 '나와 비슷하게 자극에 대해 반응하느냐'였습니다. 진정한 '생각하는 기계', 더 정확히는 '알아서 움직이는 기계'를 만들려면, 저는 '나와 비슷하게 생겼느냐'를 기준으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