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좋아하나요? 한때 우리나라에서 인문학이 대중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었죠. 2011년쯤인 것으로 아는데, 저는 어릴 때였어서 그때가 어땠는지 잘 알지는 못합니다. 아마 방송이나 강연, 출판이 활발했을 거라 봅니다. 그때만큼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인문학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있는 것 같습니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에 참여할수록 새로운 생각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의 대중 인문학이 더욱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두 가지 비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감성적인 이미지를 탈출해야 합니다. 인문학은 다분히 감성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까지 감성적이지는 않죠. 아마 문학 작품들이 이런 오해를 낳은 것 같습니다. 문학 작품들은 물론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감동을 줍니다. 예술의 영역이니까요. 하지만 문학은 학문의 영역입니다. 문학 작품들을 이성적으로 분석합니다. 문학 작품과 문학의 혼동이 낳은 오해가 철학, 역사와 같은 다른 인문학 분야까지 퍼진 것 같습니다. 이는 '인생'이라는 주제를 다른 주제들에 비해 비대하게 키웠습니다. 철학 분야 베스트셀러들을 보면 상당수가 니체, 쇼펜하우어를 다룬 것들입니다. 인생은 여러 주제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철학자들, 인문학자들은 연구자지 심리상담사가 아닙니다. 인문학에서 감성을 좀 덜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인간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능력들을 직접 써먹도록 해야 합니다. 많은 영역에서 자신이 직접 해보는 게 더 재밌고 의미 있습니다. 인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마치 인문학자인 것처럼 직접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고, 다른 아이디어를 비판해 보기도 하는 것이죠. 우리에게 주어진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상상력 등을 써먹어야 합니다. 대중 인문학이 이를 받쳐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중 인문학은 기존의 지식, 이론을 전달하는 데 그치기만 합니다. 대중 인문학을 이끌어 가는 이들이 직접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걸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말이죠.
인문학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입니다.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과학기술에만 관심을 가지다가, 생존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 여가 시간이 늘어나고,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 잡생각이 많아지니까요. 그 잡생각들은 결국 우리 인간 자신에 대한 생각들일 것이고요. 인문학이 대중적으로 성장하는 그 길 위에서 제가 말한 두 가지를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성적인 이미지를 탈출할 것, 인간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능력들을 직접 발휘할 것.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