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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은 사소함으로부터

by 인문학도 최수민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가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즐거움입니다. 모두가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그 새로운 생각의 결과는 애정이 가는 작품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와 같은 식으로 즐거움을 주고, 얼른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설렘을 줍니다. 한 가지 물음을 생각해 봅니다. 새로움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저의 믿음 내지는 직관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새로움사소함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매 순간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가집니다. 물론 아무 느낌이나 생각이 없는 것 같은 때도 있죠. 어쩌면 그런 때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자주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런 것도 일종의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멍한 느낌인 것이죠. 어쨌든 우리는 매 순간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가지는데, 많은 경우 쉽게 지나칩니다. 버려지는 것이죠. 아주 사소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사소한 느낌이나 생각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이 사소함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것은 오직 여러분만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것은 대개 그런 것들로부터 나옵니다.


어느 평범한 하루 저는 집 밖을 나섭니다. 공기가 참 상쾌합니다. 문득 공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소한 생각에 주목해 봅니다. 집안에 틀어박혀 있을 때는 공기가 답답합니다. 물론 안에 있을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요.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 기분도 좋아지고 머리도 잘 돌아갑니다. 이내 '생각을 잘하기 위해 바깥에 자주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누구나 할 법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공기랑 똑똑함이 상관없다고 생각하죠. 보통 같으면 '아 공기 상쾌하네' 하고 혼자 넘어갔을 겁니다. 하지만 그때 떠오른 생각에 주목했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개개인의 사소함을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우리의 사소한 느낌과 생각을 쉽게 지나치게 된 것이 그런 문화가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교육에서 말이죠. 어릴 때부터 보면 주로 뭔가를 배우거나 공부를 할 때 사소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물론 어릴 때는 그런 생각들을 쉽게 드러내죠. "선생님, 영어에도 사투리가 있어요?" 아마 실망스러운 반응을 많이 받았을지 모릅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든지, 아직 몰라도 된다든지와 같이 말이죠. 이런 말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자리 잡으면서 자신의 사소한 느낌과 생각을 점점 무시하기 시작했겠죠. 사람들의 사소함, 특히 어린이들의 사소함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우리 개개인은 모두 사소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 사소함이 우리를 특별하게 합니다. 잡생각을 많이 해보는 걸 권합니다. 눈에 띄는 건 기록해 보세요. 저는 작은 수첩에 제 아이디어를 기록하곤 합니다. 몇 초 안 지났는데 까먹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자신의 사소한 느낌과 생각을 존중하고 그것을 펼쳐 나가길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의 사소함, 나아가 우리의 특별함을 지키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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