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언덕, 그리고 바다 #12

| 이스탄불 사진 여행기

by 유하리

보트투어

튀르키예의 남부, 안탈리아 지역에 위치한 작은 마을 카쉬(Kaş). 이곳은 자유와 낭만이 넘치는 곳이다.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언니는 보트에서 책을 읽고 싶다는 작은 버킷리스트를 말했다. 우리는 그 바람을 안고 10월의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보트에 올랐다.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 위에서 잔잔한 물결에 흘러가는 우리의 보트. 눈앞엔 끝없는 푸른 수평선이 펼쳐지고, 파도에 일렁이는 보트의 흔들림마저 평온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동안 고요한 시간을 보낸 후, 어느새 보트가 첫 번째 정박지에 도착했다.
닻을 내리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보트 위의 어린아이들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짙푸른 지중해는 놀랄 만큼 맑았고, 바닷속까지 훤히 보였다. 해수면 아래로 몸을 가라앉히면 햇살이 물속에서도 반짝이며 반투명한 그림자를 만들었다. 숨을 들이마시고 스노클링을 시작했지만, 모래바닥이라 그런지 물고기가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따뜻한 10월의 바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지중해를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바다 위의 뷔페.
정오가 가까워질 즈음엔, 우리들이 모두 수영을 즐기는 사이 선장님은 갑판 한쪽에서 숯불을 피우고 정성스레 닭꼬치와 생선을 구워냈다. 타닥타닥 불꽃이 튀며 익어가는 닭고기에서는 고소하고 매콤한 향이 퍼졌고, 우리는 젖은 머리를 대충 말린 채 서둘러 줄을 섰다. 접시에 갓 구운 닭꼬치와 신선한 샐러드, 빵을 담고 나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한 끼였다. 바다 위 태양 아래,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며 먹은 닭꼬치 뷔페는 다른 어떤 시간보다 기억에 남았다. 사실 여행 내내 많은 음식을 먹었지만, 분명 튀르키예에서 먹은 음식 중 이게 제일 맛있었다. 보트에 부딪히는 파도를 맞으며 강렬한 태양빛에 눈을 게슴츠레 뜨고 먹어야만 했던 낭만이 있는 식사라 그랬던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