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언덕, 그리고 바다 #8

|이스탄불 사진 여행기

by 유하리





욕심
나는 말하는 것도 참 좋아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걸 더 좋아한다. 이야기를 듣다 내 얘기가 생각나 급발진을 하며 말을 우다다 쏟아내게 될 때도 가끔(아니 자주) 있지만, 대체로 듣는걸 좋아하긴 한다. 내가 나눠줄 수 있는 것보다 받아들여야 할게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역시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기분이 든다. 알고 있는 사실이더라도 가만히 다른 사람 얘기를 경청해 보면 나와 다른 시선 또는 다른 시각에서 생각한 흥미로운 견해가 나오기 때문에 최대한 내 발언권을 뒤로 미룬다. 뭐 하나라도 더 얻으려는 이 마음이 바로 모든 대화를 가만히 바라보고 구경하는 욕심쟁이 심보 아닌가?






멀리 갈수록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작년에 일본에 동생이 살고 있어 일본 여행을 자주 갔다. 세어보니 꼬박 여섯 번을 갔었더라. 근데 일본에서 크게 기억에 남는 일은 없다. 새로운 곳이라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가족과의 시간 그리고 예쁜 풍경에 대한 감상이 끝이다. 나 돈낭비 한 건가? 일본은 시차마저 같은 이웃나라이니 비행시간조차 그다지 힘들지 않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비행이 12시간! 비행기에서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무릎이 후들거리는 이 고통을 아시는가. 지루하긴 또 얼마나 지루한지, 미안하지만 아시아나 영화는 정말 재미가 없다. 멀리까지 온 기회에 더 많이 돌아다녀야지 더 많은 것을 배워야지 욕심이 났다. 현지인만 안다는 숨겨진 보물이 가득한 플리마켓에 따라가 보고, 궁금한 건 용기 내어 현지인에게 물어 조언을 얻고,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것! 에 미친 사람처럼.. 튀르키예 전통 사우나 하맘 도 체험해 보았다. 무엇보다 튀르키예 사람들을 더 알고자 눈에 보이는 것마다 사진으로 남겼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처럼 내 기억들은 서서히 옅어져 가겠지만 (지금도 옅어지고 있다) 이 여행에서 얻은 깨달음과 소중한 추억들은 꼭 잊지 않고자 책을 쓴다.








인생은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건 똥모양이 되어버린다던가,, 그걸 한 번씩 깨달을 때마다 속상하고 풀이 죽지만, 여기 이 녀석처럼 고민 다 잊고 그냥 누워 자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