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사진 여행기
세상의 끝
저 먼바다 끝엔 뭐가 있을까?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를 듣고 자란 나에게 바다, 우주 같은 미지의 세계는 늘 궁금한 존재였다. 3박을 연장하며 이스탄불에서의 시간이 늘어난 기회에 추천받은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이 만나는 곳,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향했다. 작은 동방의 나라 한국에서 이스탄불까지 12시간. 그리고 페리를 갈아타며 보스포루스 해협까지 올라가 도착한 요로스 성. 요로스 성의 원형은 보존되지 않고 있었지만 성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장관이다. 특히 야부즈 술탄 셀림 다리가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을 이어주고, 그 사이로 흑해가 시작되는 광경이 세상의 끝이라 부르기에 부족함 없었다.
세상의 끝이라 하면 막다른 길을 상상하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그와는 다르게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세차게 흐르는 바람이 존재한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돌아보게 되었다. 여기가 정말 세상의 끝일까? 아니면 새로운 세계의 시작일까? 멀리 수평선 너머로 시선이 닿을 듯 말 듯한 곳,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미지의 세계가 저기 있을까? 바다는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고, 나는 그 이야기의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상의 끝을 걸어본 소감이라면, 어쩌면 그것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작이 어디로 이어질지 아직 알 수 없다는 것.
마음의 안정
내가 안정되어 있다고 친구가 말한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나 지금 직장도 없고 집도 없고 차도 없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한 인생의 조건이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은데 무엇이 내가 안정되어 보이게 만드는 걸까. 그러고 보면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일주일에 5일을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공부하는 사람, 세상을 더 알고 싶어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 인생에는 정답이 없지만 내가 꿈꾸는 삶의 방식은 세 번째와 가깝다. 퇴사를 한 지금 비로소야 그렇게 살고 있고.
그러고 보면 마음의 안정감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것에서 오는 것 같다. 가진 게 없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할 미래가 올 것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해나가는 것.
지금의 나는 가진 건 하나 없더라도 미래에 대한 확신이 나를 안정시키는 힘 아닐까.
두려움은 그저 형체 없는 유령일 뿐이다. 두려움을 무시하고 다른 곳에 집중해 보자. 두려움에 빠지면 창의성을 방해하고 폭넓은 생각을 막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