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도준처럼 주식을 쌀 때 사서 비쌀 때 타이밍 맞춰 딱 팔거나 할까요? IMF나 코로나 시기에 큰 투자를 할까요? 뭐 시간을 되돌릴 수가 애초부터 없으니 뭘 상상하든 상관없겠지만, 나는 시간을 돌릴 수 있으면 초등학교 때로 돌아가서 그때부터 돈을 모으고 싶다.
어릴 때 형성이 되지 않은 경제나 돈에 관련된 습관은 40대의 중반을 넘어가는 지금도 나를 힘들게 하고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이렇게 좋은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키워주신 부모님을 원망하는 건 아니지만,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 돈에 관련된 선행학습의 부재다.
부모님이 손에 쥐어주는 용돈으로 대학까지 다니고, 한국에서 직장 생활 잠시 하다가 미국도 부모님의 큰~ 도움으로 다녀오고 결혼도 그렇게.. 검소하고 알뜰한 아내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길바닥 인생을 면하지 못했을 성싶다. 이렇게 생활은 하고 있는 건 참으로 다행이다.
부부 중에 누구라도 잘하는 걸 나누어하면 될 텐데 나는 조바심 때문인지 금융문맹인 나 자신이 부끄러운 것 같다. 주식도 조금 해보고, 달러도 조금 사보고, 경매도 조그만 거 해보았지만 여전히 핵심에는 가닿지 못하는 느낌이다. 결과 적으론 원하는 만큼 돈을 벌지 못해서 일 것이고, 나의 모습을 보면 돈 버는 방법을 찾고 실행하는데 디테일이 많이 떨어진다. 지금 나의 벌이는 거의 한 달 벌어 한 달 쓰면 저축도 거의 못하고 대출이자 원금 조금 갚는 걸 저축이라 생각하며 지내는 정도다.
아이들 먹는 걸 보면 정말 소를 키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유, 고기, 계란, 콘프레이크, 각종 간식들은 돌아 서면 없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느낌이다. 그러니 돈도 돈이지만 그냥 돈을 모을 여유가 없다.
만약 내가 다시 과거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빈병도 주워 팔고, 심부름 값도 열심히 모아서 통장에 돈이 모이는 즐거움을 한번 느껴 보고 싶다. 우습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내 인생을 통틀어 120만 원 적금을 모아 본 게 내 경험의 전부이다. 그것도 아내가 10만 원씩 적금을 신청하라고 말해서 한번 해본 결과이니 정말 말 다했다.
돈의 여유는 삶을 윤택하게 해 준다. 먹고살아는 가지만 윤택한 삶을 살지 못한 신세타령이다. 정말 저엉말 이제 이런 신세타령은 그만하고 싶고 지겹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10년을 다닌 회사에서 최근 수익화 모델을 하나 만들었다. 거의 얼마 전까지도 수박의 겉만 핥다가 겨우 만들어낸 수익이다. 이런 걸 하는데 10년이나 걸렸나? 하는 자책의 마음도 있는데, 이제 돈 버는 느낌을 안다고 할까? 한번 느껴 봤다고 할까? 아하~!(무지로부터 돌 깨는 소리) 이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있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나 자신에게 너무 오래 걸렸다는 핀잔보다는 이제 시작이라는 응원을 해주고 싶다. 얼마 전 욕심쟁이 나무들의 글에 댓글로 한해 피고 지는 꽃과 달리 나무는 언제 큰지도 모르게 천천히 큰다고 말씀해 주신 분이 있다. 큰 나무가 되려면 그 시간을 인고하며 견뎌야만 아름드리 큰 나무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큰 그릇에 물이 차오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같은 이치다. 내 마음속에 얼마큼의 큰 나무를 상상했는지 목표로 했는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조급해지지 않아야 중간에 지쳐서 나가떨어지지 않는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성공은 100% 보장된다.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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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니 생각의 정리도 되고 차분해지고 좀 더 목표에 명확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