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딸아 사회생활은 이런 거야

by 최소라

제과제빵과를 졸업하고 빵집이나 카페에서 26살까지 일을 했다. 그러다 벤처기업 1층에서 카페 매니저로 일을 하다가 자주 오시는 단골분께 명함을 받았다. 함께 일 해보지 않겠냐고, 자신의 일처럼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컴퓨터의 컴자도 모르고 엉덩이 부치고 하는 일은 해본 적도 없어서 고민을 하다 친구 민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지는 네가 언제 또 이런 일을 해보겠냐고 해보고 아니면 마는 거지 하고 추천해주었다. 그래 한번 해보자. 엄마에게 엄마 이제 카페에서 일 그만하고 회사에서 일하게 됐어하니 너무 좋아하셨다. 그래 남들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게 좋지! 잘했어 우리 딸. 평소 긍정적인 마인드라고 자부하던 나는 그렇게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엑셀도 다룰 줄 모르고 카메라 종류는 뭐 또 이렇게 많은지(일본 카메라 유통회사였다) 하는 일마다 실수투성이에 입에 죄송합니다를 달고 있었다. 한 달이 지날 무렵 점심을 먹고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야지 하는 시점에서 실장님이 도대체 소라 씨 입에서는 언제 알겠다는 소리가 나오냐고 다그치셨다. 왜 시험기간에 공부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엄마가 공부 언제 하니 하면 하기 싫은 것처럼. 갑자기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그래 이건 내일이 아니야 퇴근 때 먼저 엄마에게 알려야지 하며 퇴근길에 전화를 걸었다


엄마 퇴근하는 길이야.

오늘은 안 힘들었어?

안 그래도 그만두려고 역시 나랑은 맞지 않은 거 같아

소라야 쉬운 일이 어딨어 엄마도 회사생활 처음 시작할 때 소라 나이 친구들한테 혼나면서 일 배웠는데, 우리 딸 또 한 번 배우면 잘하잖아! 지금은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그릇에 물이 고이다 못해 넘쳐흐를걸

엄마 말 들으니깐 갑자기 힘이 나네 알겠어 열심히 할게!


하며 전화를 마쳤다. 그래 엄마도 이렇게 버티는데 내가 뭐라고 하며 다시 힘을 내었고 그렇게 이 회사를 3년 넘게 다녔다. 지금은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지만 일이 힘들 때면 엄마와 나눴던 이대화를 기억한다.

나를 너무 잘 아는 엄마의 현명한 대화는 오늘도 내가 일을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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