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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정숙 Mar 29. 2020

자녀에게 돈으로 보상해도 될까요?

<내 아이를 위한 500권 육아 공부> 뒷 이야기

여러분들은 자녀들에게 물질적 보상을 자주 해주시나요?


제가 읽었던 모든 자녀 교육서에서는 ‘물질적 보상’ 버릇을 들이면 점점 더 강한 것을 원하게 된다며 절대 금물이라고 했어요. 물질적 보상이 조건화된 아이는 수동적인 태도가 몸에 밴다는 이유죠. 그래서 저도 ‘물질적 보상’을 하지 않으며 아이를 키웠어요.


하지만 뭐든지 적절히, 내 아이에게 맞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효과적으로, 적정량을 잘 사용하면 약이 된다는 걸 경험했지요. 서안정 작가의 강연회에 몇 년 전에 참석했어요. 그때는 <영재 레시피>라는 책을 쓰고 강연을 할 때였어요.


그 작가도 저처럼 ‘물질적 보상은 절대 안 돼!’라는 신념이 강했다고 해요. 하지만 세 자녀 중 유독 ‘돈’을 좋아하던 막내에게 울며 겨자 먹기로 ‘물질적 보상’을 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어떤 방법으로도 적절한 교육이 어렵던 아이는 이후 ‘물질적 보상’이라는 매개를 통해 확실한 동기부여를 받고 결국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시험 삼아 아이가 여덟 살 가을 무렵 딱 한 번 1만 원을 걸고 제안을 한 적이 있어요. 동화를 제법 많이 읽을 때였는데 늘상 책의 분량이 50페이지~70페이지를 넘어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400페이지 분량의 <버드나무에서 부는 바람>를 읽으면 1만 원을 줄 테니 읽어볼래?”라고 물어보았지요. 기간은 얼마나 걸려도 좋다고 하구요. 두꺼운 책을 읽힐 목적이라기보다 ‘두꺼운 책=어려운 책’이라는 고정관념을 떨치게 해 줄 의도였지요.


평소 그런 제안을 받은 일이 없었던 아이는 ‘얼씨구나’ 하면서 저의 제안을 덥석 물었고, 이틀 만에 책을 다 읽었어요. 물론 1만 원도 상금으로 받구요. 나중에 물어보니 책의 재미는 별로 못 느꼈지만, 자신이 그렇게 두꺼운 글 책을 읽어냈다는 사실만으로 굉장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이 단 한 번의 경험은 아이가 1학년 겨울방학부터 인문고전을 스스로 읽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어요. 이 경험이 없었다면 감히 인문고전을 읽을 엄두가 안 났을 거라고 아이는 말합니다.  

위의 이야기가 모든 아이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전의 독서경험, 엄마와의 정서적 애착 상태, 주변 환경, 취향, 재능 등에 따라 다를 테니까요.


이 사례를 통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전문가, 자녀 교육서, 선배 엄마,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기보다 엄마인 내가 내 자녀의 교육 방향에 주도성을 가져야 한다는 거예요. 엄마인 내가 세심하게 파악한 아이의 특성에 맞게 시의적절한 당근과 채찍(?)을 잘 사용할 수 있다면 아이의 그릇을 키워주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걸 자주 경험했거든요.


전문가의 말과 책에 귀가 솔깃하던 엄마가 10년 동안 '내 아이 맞춤식 육아'를 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어요. <내 아이를 위한 500권 육아 공부>에서 육아서 500권을 읽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좌충우돌 경험담이 자세하게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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