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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실천가 SUNCHA Feb 17. 2021

절망의 벼랑 끝에서 희망을 바라보다

희망이 숨 쉬는 삶의 에세이 - 절망의 벼랑 끝에서 희망을 바라보다

절망의 벼랑 끝에서

희망을 바라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참이 지나서야 나는 눈을 뜰 수가 있었다. S대 대학병원 응급실이었다. 갑자기 쓰러진 나는 후배가 급하게 119를 불러 응급실로 데려다주었다. 하얗게 질린 눈을 가까스로 떠서 하늘을 바라보니 밤새 힘겹게 보낸 얼굴의 의사가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긴급히 수술을 해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너무 아픈 몸으로 아무 기억도 할 수 없었던 나는 의사의 어떤 말도 들을 수가 없었다. 


   ' 따뜻한 햇살이 응급실 창가로 살며시 넘어와 

    지쳐 쓰러져 있던 나에게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창문 너머 세상에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왜 그렇게 바쁘고 힘들었는지. 겨우 정신을 차려 물 한 모금을 목구멍으로 넘기면서 종이컵에 눈물이 가을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응급실은 슬픔에 가득 찬 가족들과 어디서 다쳤는지 홍수처럼 피바다가 되어버린 응급실에서 의사 선생님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바로 수술을 해야 합니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곧 죽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의사는 비몽사몽인 나에게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을 건넸다.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아닌가.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나는 침대 위에서 널 버려진 육신을 쳐다보면서 썩어져 갈 듯한 차가운 손으로 하늘을 향해 허우적대고 있었다. 


   겨우 정신을 차려보니 마치 시신을 희미하게 비치는 듯한 백색 전등을 바라보며 힘에 겨워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워 보니 벌써 타오를 듯 한 해가 이미 죽어버린 밤이었다. 


   죽음의 경계에서 마치 살아온 듯 저세상 사람인지, 이 세상 사람인지 구분할 수 없었고 응급실을 나와 영안실로 가는 듯한 주검은 어디로 갈지 방향조차 알지 못했다.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썩어져 버린 눈꺼풀을 아무리 당겨봐도 비수에 찍혀 피 터진 마음은 그 어느 것도 헤아릴 수가 없었다.  단지 희뿌연 연기의 혜화역 앞 마로니에 공원에서 여전히 달콤한 연인들의 사랑의 노래만이 허공에서 가득할 뿐이었다. 


    왜 나에게만 이런 비참한 상황이 생기는 것인가?  


   자녀를 잃은 듯 울부짖은 늑대처럼 하늘을 향해서 소리쳐 살려달라고 죽도록 애원했다.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왜 나만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야 합니다.. 왜 나만 이러는지요... 왜...  피 눈물을 흘리며 외치고 또 외쳤다. 그러나 주검의 외침은 아무것도 이승의 사람들에게 그저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었다. 


   S대 대학 암센터 병원에는 썩어져 가는 자신의 몸을 미친 듯이 파먹고 있는 바이러스를 고치기 위해서 전국 팔방 곳곳에서 모인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아픈 사람들로 가득했고 난 그저 그들을 바라만 보고 있다. 투석 실 한 구석 흰색의 깨끗한 침대를 배정받은 나는 아프고 슬픈 연분홍 빛의 피를 차가운 기계에게  맡기고 찾기를 반복하였다.  


   안개가 짙은 새벽부터 밤 어두움이 가득한 저녁까지 존재의 자각을 잃어버리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정신없이 걷던 어느 날 새벽엔 자살하려고 여기저기를 미친 듯이 헤매고 다닌 적도 있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고 빗물처럼 쏟아진 눈물은 마음속 깊은 곳까지 흘러내렸다. 


   그렇게 수많은 날들을 헤매던 퉁퉁 부어 터진 

   심장을 멈추게 한 건 "하나님"이었다.

 

   하나님이 주신 귀한 보석 같은 생명을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않았던가. 

   죽음 후에 하나님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괴로움으로 가득했던 마음을 

다시 희망의 불씨로 채우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남은 인생의 날들을 아픔 속에서 살 수는 없지 않던가.



   그렇게 아무리 발버둥 쳐도 삶의 희망도 잃어버리고 지푸라기 조차 잡을 수 없었던 인생이 머나먼 절망의 벼랑 끝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던 삶의 희망을 향해 죽기를 각오하고 산다면 다시 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미친 듯이 희망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희망과 행복으로 가득한 삶은 아픈 마음과 힘들고 괴로웠던 가슴을 

   다시 피어나게 하여 봉사의 삶을 살도록 만들었다.  





   남은 생을 그 전의 삶과 다르게 살려고 나는 노력했고 봉사를 하면서 돈이 없어서 공부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과 공부가 필요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그만둔 학생들에게 검정고시를 가르치고 고아원에서 공부를 하고 싶지만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았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돌아보아야 한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고 

절망의 벼랑 끝에서 있어도 


언젠가는 희망의 꽃이 필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최선의 노력으로 행복하게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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