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사랑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는 사랑이다. 적어도 그이만 봐도 그렇다. 주말이나 쉬는 날 하루쯤 쉬어가도 좋으련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들어온다. 집 앞이 대학 캠퍼스. 대학가 상권이 살아 숨 쉬는 동네에 예쁜 커피숍도 많다.
커피값도 제각각일 텐데, 주머니 사정 생각한 건지 커피맛이 괜찮은지 모르겠으나 경제적 커피라는 정도만 아는 이디야 커피를. 영하 17도를 오르내릴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니. 마시는 사람보다 내 몸이 오그라든다. 보기만 해도 추워서.
많은 이들이 나의 점심밥 값만큼 지불하며 커피를 즐기던데. 나는 흐릿한 정신을 말똥말똥 차리기 위해서라지만, 나랑은 안 맞았다. 커피 못 마시는 나에게 무슨 재미로 사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 것만 봐도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군데군데 커피숍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히 앉아 수다 떨기나 각자의 과제하던 시절이 그리울 일이 된 요즘.
커피 머신을 납품하시는 팀장님이 다섯 가족이 살 집을 구하러 오셨다. 집을 보러 가는 중에도 직원들과 통화는 연이어 계속되었다. 새로 창업한 곳에 들여놓아 주기도, 폐업한 곳의 기계를 거둬들이느라 쉴 새가 없어 보였다.
커피 머신을 설치하러 다니며 알게 된 커피숍이 잘되는 곳의 특징을 말씀해 주셨다. 어느 사업이나 가게를 하든 근본은 안 변하는 성업 중의 공통점이 있는 듯했다.
첫째, 뭐니 뭐니 해도 목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무실 근처 아고라 커피숍의 커피가 정말 맛있다고 소문난 곳이 있다. 커피양이 따르다 만 것 같아 더 주시면 안 되냐고 했더니 그람이 정해져 있어 더 줄 수 없대서 조금 놀랐던 곳. 양을 더 주기 아깝다기 보다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양이려나.
목이라고 일컫는 자리가 좀만 더 좋았어도 대박칠만큼 커피 맛이 좋은 곳이라 하셨다. 커피 전문가가 맛있는 곳이라 할 정도니 다시 음미하듯 마셔봐야 할 듯.
둘째,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는 곳이면 지나치다 뒷걸음쳐서 들어오게 되어 있단다. 내부에 설치된 장비 빨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은데, 머신에 1억 넘게 투자하는 곳도 많다시니 놀랍다.
커피가 습도에 아주 민감한 음료라 머신이 좋은 건 아무리 커피를 많이 뽑아도 한 방울 물마저 일정하게 나오고 물의 온도도 일정하니 맛이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커피를 계속 뽑다 보면 물 온도나 물 양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는. 비싸고 좋은 것은 있어도 싼데 좋은 것을 찾기란 쉽지 않은 건 커피 머신에도 통하는 말이란다.
내부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이상해도 개성이 있는 곳. 폐공장이든 창고로 사용하던 곳이든 그런 건 중요치 않고, 독특한 주인장만의 손길이 묻어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고. 뭐든 성공의 길은 심혈을 기울여 혼신의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말인 것이다.
셋째, 최상의 커피 맛을 좌우하는 로스팅. 생두를 볶는 시간이나 방법 등에 따라 다양한 커피맛과 향이 달라지기에 가장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라고 한다. 최고의 맛과 향을 위한 강도 조절로 볶아내는 바리스타의 손맛이 한몫한다는 것일 터. 사업용 커피머신의 역할이 클 것이다. 적게는 삼백 많게는 천만 단위가 넘는 아주 비싼 것도 많다니. 어지간해선 커피숍의 창업도 쉽지 않겠구나.
어쩌다 라떼 한잔 마실 때면 몇 분만에 숭늉 마시듯 후루룩 마셔버리는 나란 사람. 쓰다 보니 커피 한잔의 멋과 운치라곤 없는 사람이다. 그이는 아이스 아메리카 한 잔을 사다 놓고 오다가다 하루 종일 마시더만,
병아리도 아닌 것이 커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 번도 아니고 감질나게 말이지.
그이의 커피 사랑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될 테고, 나는 여전히 숭늉 마시듯 할 텐데. 이참에 벗어나 볼까.
어쩌다 라떼 한 잔 마실 때만이라도 천천히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