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름 퍼블릭 아트센터!!
꿈 있는 자의 당당한 발걸음은 힘이 넘친다.
자기 하는 일이 가치 있고, 살아 있는 것에 이로움과 도움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사십은 족히 넘어 보이는 아저씨가 노랑물의 머리칼을 날리며 사무실에 들어섰다. 차림새에서 느껴지는 스웨그는 예술가의 반열에 오르신 분으로 느껴졌다.
높이 5미터 작업장을 찾으신단다. 지을 때부터 용도를 정해놓고 설계하지 않고서야 평범한 주택가 건물이 밀집한 이곳에서 지하라도 그만한 높이를 찾기는 쉽지 않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이라면 또 모를까.
역 근처 매물로 나와 있는 사무실을 보여 드렸다. 강남에선 층고 높이가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었는데, 가격이 입이 딱 벌어지게 했단다. 어찌 아니 그럴까. 좋은 일자리가 그 곳에 많으니 드나드는 사람이 항상 많은 강남의 사무실. 그 중 높이와 넓이가 확보되어야 하는 예술 공간이라면 더더욱 그랬을 테다.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누다보니 미쿡에서 오래 공부하셨고, 예술활동을 하며 오래 사시다가 대학에 자리가 나서 오셨다니. 첨엔 자유분방함이 거만하고 잘난 척으로 보였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편견이었고, 색안경이었음을. 넓은 바다 속에서 자유로이 춤추며 유영하는 예술가의 면모와 작업 자세를 듣는데, 난 두 눈에 힘주며 하는 말을 기억하려 안간힘을 써댔다.
돈을 쫓다보면 아무것도 안 보여 돈만을 위해 올인을 할 테고, 돈 외에 아무것도 못 보면 꿈을 잃을 수 있겠구나 싶어 작가의 길로 들어서신 분.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두렵기에 일상을 늘 준비하는 과정으로 삼는다는 멋스런 분을 만난 거다.
작품 활동 20여년 긴 시간을 짧게나마 듣는 나는 무지개 물고기의 반짝이는 비늘 하나를 얻어 갖는 묘한 경험의 순간이었다. 영감은 어떻게 얻으며 만드시는 작품에 어떻게 녹여 내는지를 듣는 귀한 시간이라.
머리가 다 커버린 그것도 수능에서 1,2등급을 받고 들어온 명문 대학생에게 창의성과 예술적인 감각을 불어넣는 시간이 너무너무 힘들었단다. 어릴 때부터 창의성을 자연스럽게 키우지 못하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의 안타까움이란 외쿡에서 오래 공부하고 대학에서 가르치기도 했으니 더더욱 괴리감이 컸었나 보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들이 아는 것과 자신의 것이 맞춰졌을 때 느끼는 공감대. 그것이 커져 갈수록 느끼는 희열도 컸을 터. 말만 들어도 가슴 뜨거운 현장에 있는 기분이 든 건 열린 맘으로 듣게 하는 그 분의 힘이었으리라.
좋아하고 맛나다는 이유로 계속 먹게 됐을 때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보고 주물러 만들어 내는 발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을 텐데...
쉬지 않고 작업하며 새롭고 때론 낡은 것도 흡수하면서 나만의 작품으로 만들어 내어 종국에는 이름도 낯설었던 퍼블릭 아트센터를 만들어 내는 꿈을 향해가는 사람. 예술하는 자의 영감은 시간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일상에서 일어나야 하는 삶이라며 다시 일깨운 사람.
교수라는 직업군을 벗어나 시간을 투자했다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후학들에게 깨우친 한 사람이 두 사람을 두 사람이 열 사람을 변화시켜 나가는 힘을 보며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진정 멋진 사람.
하루빨리 맘에 드는 작업실 얻어 눈빛 반짝일 학생들과 작품 왕성하게 하시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