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하면서 여대생과 남대생과의 만남이 잦다. 자기들끼리 sns에서 약속이라도 한 건가. 돌아가며 방문하는 게 신기하다. 우리 아이들 또래라 그런가 대화도 쉽고 친근감이 느껴져서 좋다.
오늘의 주인공은 4학년 졸업반이 될 여대생이다. 3학년 마치고 작년 한 해엔 고향인 울산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올라왔단다. 꺄악~~~~~울산이라니. 그립고 반가운 그 이름 울산.
어른인 나야 그 동네 내가 살지 않았다 해도 대충 여기저기 알겠는데, 학교 집 학교 집을 오간 학생은 학교와 집 근처만 안단다.
컴퓨터와 IT를 융합한 학과를 전공하는 학생은 프로그래밍을 개발하는 업체에서 1년간 인턴 생활을 했단다. 일하는 중에 대학생활로 되돌아 가고픈 충동을 하루에 열 두 번도 더 느꼈다니.
내가 돈을 주며 배울 때와 나의 노동을 팔아 돈을 벌 때와는 천지차이임을 경험으로 깨달은 거다.
대학생활은 사회에 나가 보니 애교이고 사랑이었다며 남은 대학생활 1년을 생에 다시 못 올 귀한 시절로 만들 거란 다부짐을 내보였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학생들이 휴학을 하고 다른 일을 실컷 해 보고 많은 현장경험을 해 본 뒤에 학교생활을 마무리 짓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사정에 따라선 쉼 없이 쭈욱 4년을 다니다 학교 공부 마치고 취직해서 한 푼이라도 더 버는 것도 좋겠지만 말이다.
요즘은 너나없이 평생직장이란 개념도 점점 사라지고 여러 직업을 가지는 걸 뜻하는 N잡러란 말이 더 와 닿는걸 보면, 체험 삶의 현장은 남은 공부를 더 알차게 해 낼 수 있는 힘이 될 듯.
마스크로 얼굴 반 이상을 가리고 두 눈만 쏘옥 내 놓은 상태지만, 마음의 창을 볼 수 있으니까. 순수한 영혼을 닮은 여대생의 두 눈을 보며 집을 보러 가는 동안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나누는 동안 내 맘도 말개져서 참 좋았다.
남은 대학생활 1년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 거라는데, 나는 마지막 남은 홍시 하나를 떠올리다니. 그 이는 지난 번 내게 우리 가족 중 아무도 먹지 않는 대봉감 한 상자를 안겨줬다. 손가락으로 눌러봐도 꿈쩍 않던 녀석들이 어느 순간, 나도 나도 말랑말랑하다며 먹어주길 원했다.
아침 저녁으로 밥 대신 대봉감을 접시에 내오면 세 가족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웃곤 했다. 어느 순간, 딱 하나가 남았다. 하나가 남기 전 셋 있을 땐 두 개가 먹지 못할 정도로 뭉개지고 시큼한 맛이 나는 듯 했다. 아끼다 똥 된 마냥 먹을 때도 적절한 시기가 있는 것인가.
학창시절이 영원할 줄 알고 그냥저냥 지낸 것이 못내 아쉬운 듯 말하는 여대생처럼 많이 있을 땐 아끼기는커녕 마구마구 우적우적 먹어댔다.
어느 날 하나 밖에 없다는 걸 알곤 먹지못하고 있다. 아쉬운 맘에 저녁밥 먹다 말고 그이에게
" 한 상자 더 주문하지? "
말 떨어지기 무섭게
"없더라, 그것도 때가 있나 봐."
밥 대신 우적우적 먹는 아낙이 뭐 예푸다고 아이폰남은 그새 알아봤던 모양이다.
하나 남은 것은 그 여대생의 4학년 마지막 남은 학년을 아끼듯 냉동실에 넣어 두고 아껴야 하나.
그 이의 무심한 듯 내뱉듯 주문한 대봉감 한 상자 속엔 특유의 츤데레 맘이 스몄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