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을 찾아서

내려놓는 용기

by 헬로해피 최유영

행복의 조건을 찾아서


이 만큼 살고 보니 깨닫게 되는 것은 행복은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는 흔한 사실이다. 이 흔한 이야기가 우리 삶의 진실인 것이다.

중년이 되어 책을 읽고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것만이 나를 살릴 수 있는 길이란 걸 직감했기 때문이다. 나는 우울감에 사로 잡혀 있고 무기력하고 불안한 나를, 자존감이 바닥을 기고 있는 나를 살려내고 싶었다. 간절하게.

내 글의 행적을 쫓다 보면 파도 같고 슬프기만 했던 내 삶들이 점점 행복을 향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노와 불안에서 벗어나서 안정을 찾게 된 것이다. 나름의 비결이라 함은 사람을, 욕심을 버리고 허황된 꿈을 체념하고 내게 벅찬 일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나는 행복이란 감정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비에 흠뻑 젖을 행운을 만끽할 때처럼 말이다.

나를 내 슬픔에 젖게 내버려 두고, 떠나간 자는 떠나간 데로 놓아두고 오히려 내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도록 노력했다. 물론 슬프고 자책하는 시간들이 많았지만 소심한 나는 인연에 대해 고의적으로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인간형이었다.

그러나 많은 것들을 버려도 나를 위해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의지만큼은 버려서는 안 된다. 비록 현실은 게으르고 나태한 일상들이 이어질지 라도 의지만 살아있다면 길을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을 잃지 않는 사람은 결코 초라하지 않다. 내겐 그 의지가 게으르게 썼던 글이며 게으르게 읽었던 책들이다. 게으르더라도 길을 잃지 않고 조금씩 걷다 보니 행복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행복이 별 건가? 행복은 내가 걷고 있는 길에서, 삶에서 마주하는 것 아니던가? 또 삶이 별 건가? 이렇게 하루하루를 나의 방식으로 채워나가면 되는 것을.

법률스님이 그랬다. 포기가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고. 나는 포기와 체념도 용기라고 생각하고 나름의 위로를 하며 살아왔는데 알고 보니 그동안의 나는 포기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의식의 방향을 바꾸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내게 용기란 나의 한계를 알아채고 인정하는 그 지점에 있었던 것 같다. 어찌 되었든 나는 그런 나의 나약한 마음(?) 때문에 안정을 얻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은 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기. 그랬더니 기가 막히게도 내 형편은 좋아졌고 마음의 안정도 찾아갔다.

지금의 나는 나의 돛단배를 느리게 저어가며 살고 있다. 나의 빈 둥지에서 게으르고 나약하게 노를 젓고 있다. 한때 나도 꿈이 많았고 욕망이 많았던 사람이었다. 나는 그때마다 상처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이, 내가 잘할 수 없는 관계들이 문제였다.

누군가는 다 포기한것 처럼 보이는 느슨한 내 삶을 재미없다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내 삶에 만족한다. 그 어느 때보다 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나의 평안이 중요하다. 나는 그걸로 만족한다.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본다. 내가 알게 된 행복의 조건은 ‘내려놓는 용기’에 있다는 것을. 나는 이런 나 자신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