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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해피 Jan 22. 2021

고양페이'로 지역화폐의 철학을 말하다

2019. 5. 업로드 기사

지역화폐, 왜 필요한가?



2019년 4월1일부로 경기도 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시,군별로 발행하고 발행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경기지역화폐가 발행됐다. 지역화폐의 돈이 지역 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서민경제 및 골목상권 활성화, 일자리 증가 등 지역경제 선순환을 만들어내고자 함이다.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1929-1995년)의 생애를 사로잡은 테마는 돈이었다. 그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돈에 있다고 말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돈의 모순에 대 몰두하고 연구했다. 그는 독일사상가 루돌프 슈타이너(1861-1925), 실비오 게젤(1862-1930) 등의 영향을 받았는데, 이들은 19세기에 이미 금융시스템의 오류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자유화폐(지역화폐의 개념)를 실물경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슈타이너는 경제생활의 이상은 우애 즉 박애와 같다고 했다. 그리고 경제생활은 본질적으로 함께 사는 공동체를 위한 사회연대를 실현하는 것으로 현재의 금융시스템이 잘못된 원인은 우애하는 경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본연의 경제활동은 우리나라의 옛 두레처럼 품앗이 등 공동체 활동에서 시작되었다. 서로 돕고 연대하는 것, 우애하는 것이 경제활동의 본 의미였다. 그런데 자본과 산업이 성장하면서 자기증식을 허용하는 금융구조가 인간의 우애의 이상을 파괴했다. 결국 그렇게 변질된 금융의 오류는 자본가 1%가 세계의 경제를 잠식하는 비이상적인 구조를 만들어냈으며 그 연금술을 부리는 “돈이라는 신”에 의해 우리의 삶은 점점 곤고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현 금융의 시스템대로 법정통화만 사용한다면 거대 자본가에게 자본이 집중이되어 우리 지역과 또 나와 상관없는 곳에 돈이 유용된다.  지역화폐 통용은 이렇게 자본이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돈이 지역 내에서 선 순환이 되어 지역경제와 지역민들의 직접적인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지역화폐는 통화의 흐름이 빨라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돈이라는 것은 혈액과 같아서 계속 흐르고 돌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법정통화 이외에 지역화폐를 사용하여 '지역사회를 위한 소비'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세계가 글로벌화 되면서 돈의 본연의 가치를 상실하고 돈 자체가 상품화가 되어 돈이 돈을 버는 상황이 되었다. 실물경제를 위한 돈의 흐름은 불과 10% 안팎의 수치라고 한다. 지금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돈의 90%는 실물경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돈이 돈을 낳는 투기와 같은 것이다. 


성장만을 추구했던 우리의 경제관념은 경제 양극화를 만들어냈고 불평등, 불공정의 사회를 부추겼다. 이렇듯 우리가 겪고 있는 수많은 개인의 어려움들은 사회구조의 모순에서 오는 사회적 책임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불평등한 이런 사회구조의 모순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 


이런 구조적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해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사회운동가 및 경제학자들의 지역화폐 보급 시행을 위한 노력이 끈임 없이 시도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경기도를 주축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역화폐 보급을 늘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고양시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돈의 선 순환을 위한 "고양페이"라는 대안을 들고 나섰다. 





고양페이, 철학을 가진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고양페이 이야기를 하면서 다소 복잡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은 지역화폐의 성패는 지역시민들의 공동체 의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열흘전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아주 간편하고도 쉽게 고양페이 카드를 발급받고 줄곧 고양페이의 효용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처음 발급 후 6%의 인센티브가 추가되어 카드에 충전되는 것에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것을 어디에서 사용해야 할까? 두뇌를 회전시켜보았다. 


필자가 소비자로서 주로 소비하는 곳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기업형 쇼핑몰이다. 6%의 인센티브와 소득공제 30%를 위해 기꺼이 나의 소비형태를 바꿀 의향이 있는가? 그리고 일부러 전통시장을 이용하고 소상공인 매장에 가서 소비를 할 의향이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많이 생각할 것도 없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답이 내려졌다. 평소에도 불편함을 이유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장 이용을 꺼려왔었다. 이유로는 첫째 기업형 쇼핑몰에 비해 환불과 교환이 용이 하지 않다. 둘째 주차시설이 미흡하다. 셋째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물건을 고를 수 없다. 넷째, 물건의 품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불편함을 넘어서서 나를 비롯 지역시민인 소비자와 소상공인은 모두 단일된 마음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자본경제구조의 모순을 바꾸어 보자라는 철학을 가진 지역 공동체의식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거대자본 위주의 소비패턴을 줄이고 지역 상점 이용을 확대해야하며, 소상공인은 소비자의 만족을 시켜주기 위한 서비스와 좋은 품질의 상품제공, 환경개선 등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서로 간의 사회적 파트너십을 발휘하여 수평적 협력관계로서 상생해야 한다. 


지역화폐의 통용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지역 내에서 만들어진 시민자본은 지역사회의 커뮤니티의 기반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한 제도와 시설 및 정보 등 시민의 공유자산으로 재탄생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개인의 발전과 성장을 고민하기보다는 공생의 삶을 위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깊은 고민을 해볼 때이다. 또한 청년배당과 산후조리비를 고양페이로 지급하게 되는데 복지가 지역 소비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될 수 있다. 이렇게 고양시와 시민들이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시행해 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고양페이, 소비자의 마음을 훔쳐라



지역화폐의 통용 활성화는 소비자보다 소상공인들의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소상공인들은 지역화폐 소비자 중심의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그 노력으로 소상공인은 

첫째, 소비자는 현명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공공의 이익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요해서도 침해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소비자의 유인을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며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셋째,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체적 사고를 가지고 소상공인 당사자부터 고양페이 사용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 


당사자 소상공인부터 교환의 의미의 통화사용을 실천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거대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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