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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Dec 05. 2018

동원훈련(훈련과 후속조치 편)

군대상식

동원훈련이 시작되기 전날. 부대원 및 교관들은 전날 훈련장 들어가 자고 아침부터 준비를 한다. 

인도인접을 위해 각 포대별 천막을 치고 안내요원들을 배치해놓는다. 입소 마감은 12시까지 지만 가끔 아침 댓바람부터 입소하는 사람이 있어서 8시면 준비를 끝내야 한다. 

개별 입소자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바빠진다. 포대별로 연명부를 보고 체크하고 개인 휴대폰을 회수, 건강상태 점검, 보안서약서 서명, 향방작계훈련 이수 여부 확인(이 훈련을 이수하면 조기퇴소 대상자들이다), 총기 불출 등을 한다. 그러다 병무청 버스가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인도인접이 시작된다. 버스에서 우르르 내리기 시작하면 대형 연명부를 보고 포대별로 분류해서 안내를 한다. 군복이나 전투화가 없는 사람들은 대여해주고 간이 군장 점도 열어 바클, 고무링, 베레모 등을 판매한다.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은 군의관이 진단을 하여 귀소 조치를 하기도 한다. 

이것이 인도인접이다(참고로 현역때 구형전투복을 입었던 예비군은 이제 동원훈련이 끝났다.)

인도인접이 끝나면 총 입소인원을 확인하고 주특기도 다시 확인해서 전투 편성을 조정한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입소식을 하고 훈련이 시작되는데 훈련은 주특기 교육, 사격훈련, 안보교육 등을 하고 2박 3일 동안 총 28시간을 의무적으로 하게끔 되어있다. 4년에 한 번은 쌍용훈련을 하게 되어있는데 이때 동원훈련이 걸리면 평소보다 빡센 훈련을 할 것이다. (우리 부대는 부대에서 2시간 거리인 전방 작계 진지에 5t 트럭을 타고 가서 훈련했다)

먼저 주특기 훈련을 하는데 사실 훈련이라고는 하지만 처음에만 반짝하고 몇 시간을 시간 때우기를 한다. 교육을 하고 실습을 하는데 실습도 한두 번이지 예비군들은 훈련을 할 마음이 없고 통제도 잘 안 돼서 가끔 대대장급 이상이 순찰할 때만 하는 척을 한다. 예비군들도 대대장이 순찰 온다는 것의 의미를 알아서 이때는 동참해서 같이 하는 척을 해준다. 나머지 시간들은 예비군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있는다.  

이때 가장 좋은 주특기 관측인데 고지에 올라가 관측하는 게 임무라서 되도록이면 높은 곳에 올라가 순찰이 잘 안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휘실습 갔을 때는 예비군들이 PX에서 과자를 사 와서 같이 까먹기도 했다. 


이렇게 시간 때우다 심심하면 가끔 주특기 대결을 해서 내기를 하기도 한다. 현역 vs예비군 대결을 하기도 하고 예비군들끼리 경쟁을 붙여서 이기면 PX우선 이용권이나 불침번 면제권을 주기도 한다. 


훈련이 종료되고 생활관에 복귀해서도 예비군들이 자기 전까지 쉴틈이 없다. 예비군들도 통제해야 하고 지휘통제실에서 이것저것 조사하라고 시키는 것이 많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지휘통제실에서도 야간근무 편성, 사격훈련 대비 사로편성, 퇴소 여비 계산, 퇴소식 영상 준비 등등 정신이 없어서 밥도 못 먹을 때도 있다. 밥뿐만 아니라 잠도 제대로 못 잔다. 그렇게 3일 차가 되면 오전에 사격훈련을 하고 조기퇴소자들은 보내고 오후에 장비 반납 및 퇴소식을 하는데 퇴소식이 끝나면 입소 필증을 나눠주고 17시가 되면 퇴소를 하며 동원훈련이 끝난다.


퇴소식 진행 간에 현역들은 다음 부대와 인수인계를 하는데 장비, 물자는 물론이고 명찰이나 볼펜 같은 것들도 하나하나 실 셈 해서 건네준다. 장비, 물자 숫자가 안 맞거나 생활관에 파손된 것들을 정확히 확인해서 인수인계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괜히 독박쓰는 경우가 있어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인수인계가 끝나고 복귀해야 훈련이 종료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사과에서는 훈련인원에 대하여 소집해제 등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들이 많으며 작전과에서는 결과보고와 성과분석 등 후속조치를 해야 한다. 거기다 가끔 훈련 후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매우 피곤해진다. 민원에 대한 해명을 직접 사단에 보고해야 하고 사단에선 또 이를 상급부대로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민원이 들어왔다고 다 큰일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훈련부대의 과실이 명백한 경우엔 큰 문제가 된다. 부대에서는 훈련 진행 간에 민원이 안 나오도록 최대한 노력을 한다. 아무리 잘해도 훈련 후 민원이 나오면 실패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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