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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Jan 21. 2019

장기복무

장교들에게도 병사들처럼 의무복무 기간이라는 것이 있다. 

육군 기준으로 육군사관학교는 10년, 3 사관학교 6년, ROTC 2년 4개월, 학사장교 3년이다. 

물론 임관 후 기준이고 생도나 후보생 기간은 복무기간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ROTC나 학사장교의 경우 군장학생을 신청할 경우 의무복무 기간이 늘어난다.(군장학생 제도는 4년 간의 대학 등록금을 받는 대신 그 기간을 군 복무로 대체하는 것이다)

원한다면 의무복무 기간이 끝나도 복무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 군생활을 하면서 복무연장을 신청하거나 장기복무를 신청하면 된다. 일명 군대에 말뚝을 박는 것이다.

물론 이 말뚝이 아니다



물론 신청한다고 다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예전 같은 경우엔 워낙 군에 남으려는 사람이 없으니 결격사유가 없는 한 신청만 해도 받아주었다. 간혹 상급자들이 확실한 거절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대신 신청해서 나도 모르게 장기 복무가 되어있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워낙 하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나 역시 한때는 장기복무를 희망한 적이 있었다. 사실 평생 군인을 하려고 해던 건 아니고 당장 의무복무 기간이 끝나고 나가기보다는 일단 장기복무부터 된 다음에 각을 재보려고 했다. 


장기복무라고 무조건 있어야 되는 게 아니라 희망 시 복무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6년 차 이상부터 신청이 가능한데, 6년 차에 신청하고 7년 차에 전역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의무복무 기간인 3 사관학교나 군장학생 ROTC, 학사장교는 해당사항이 없고 육사나 장기복무에 선정된 사람만 가능하다.  


장기복무는 신청서를 제출하고 나면 인사정보 시스템에서 지휘관들이 지원자에 대한 의견을 작성한다. 이 사람이 장기복무를 할 만한 사람인지 지휘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인데,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군인을 하겠다는데 막을 지휘관은 없어 대부분 좋게 작성해준다. 그리고 면접을 치르게 되는데 사실 면접은 비중이 적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미 개인 자력과 지휘관 지휘추천으로 대부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접은 형식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 


보병 같은 경우 사람이 많아서 사단에서 선별하는데 포병 같은 경우 그 보다 사람이 적어 군단에서 선발했다. 

군단사령부에 모여서 면접을 보는데 질문도 좀 고리타분하다. 

장기가 되면 군에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사생관이 무엇인가,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등등. 

가끔 '포병을 다섯 글자로 줄이면?' 같은 심심풀이 질문도 하곤 했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면접 자리를 군단에서 누가 선별되었는지 보기 위한 자리라고 했다. 

그래도 가끔 면접에서 눈에 띄면 선별되기도 한다. 아는 분은 원스타가 면접에서 '만약 지휘관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포를 끌고 임진강을 건너 북진통일을 이루겠습니다'라는 답변을 하여 선별되었다고 한다. 물론 면접관이 원스타에다 개인 취향 저격 답변이어서 가능했던 이야기다. 

(장기복무 선발제도는 계속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바뀌었을 수도 있다.)


장기복무에 선발이 안 되더라도 복무연장으로 군 복무기간을 늘릴 수 있다. 복무연장 같은 경우엔 단순 계약기간만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면접 없이 지휘관 의견과 개인 자력만으로 선별된다. 장기 복무를 희망한다면 복무연장을 하고 다음 기회를 노려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 복무연장도 경쟁이 치열해서 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징병제라 들어가는 것은 누구나 가지만 거기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반대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우수한 인원들이 많아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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