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는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가
내 책상 위에는 미완의 흔적이 쌓여 있다. 펼치지 않은 노트, 끝내지 못한 강의, 알림만 가득한 플래너. 사실 나는 안다. 이렇게 있어선 안 된다는 걸,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걸.
그런데도 이상하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생각은 산만하고 마음은 무겁다. 무언가 눌린 듯한 느낌 속에서, 습관처럼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다 깊은 한숨을 쉰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또 하루가 피곤하게 흘러간다.
사람들은 말한다. “시작이 반이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더 움츠러든다. 나는 시작조차 못했으니까. 그렇다면 나는 지금 삶의 몇 분의 몇쯤을 살고 있는 걸까.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혹시 나는 ‘안 한 것’이 아니라 ‘못 한 것’은 아닐까? 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니라, 내 마음속 불안과 두려움의 신호는 아닐까?
모든 시작은 어렵다. 특히 스스로를 자책하며 시간을 흘려보낸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작이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방향만 정해도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 대신, ‘오늘 단 한 줄이라도 써봤다’는 문장을 붙들기로 했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첫 번째 ‘분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