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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Feb 18. 2019

제주 올레길 5코스> 남원 ~ 쇠소깍 올레 어반스케치

제주살이 백 예순 이레 190217

어제는 일찍 곯아 떨어졌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의 브런치를 쓰고,

아이들 먹을 식사 준비를 했더니

시간이 늦어졌다.


어제 15코스에 이어서 오늘 16코스까지 걸으려 마음 먹고 있었다. 그런데 제주 일기예보를 보니 16코스가 있는 지역에 초속 8~9미터로 바람이 분단다. 어제 바람이 너무 심해서 걷기 힘들었다. 오늘은 바람 없는 서귀포 코스로 가자!


아침 9시도 넘어서야 출발.

10시 부터 걷기 시작한 올레 5코스.


남원포구에서 시작하는 올레 5코스.

남원 포구에 있는 용암 해수 풀장. 여름에 지하 60의 깨끗한 해수를 채워 수영장으로 이용하나 보다.

아이들과 오기 좋겠다.




해풍에 말리는 오징어.

제주 여행하다 만나는 반건조 '준치구이'는 반건조 오징어를 구워주는 것.


남원 큰엉 해안 경승지. 큰 언덕 이라는 뜻의 큰엉인데 사전 정보 없이 갔다가 깜짝 놀랐다.

너무 멋있어서!!


산책로가 잘 조성 되어 있고 걷는 사람들도 많다. 햇살이 좋고 따뜻한 바람이 솔솔 분다. 다리는 저절로 걷고 있고 나는 감탄하며 지나간다. (요즘 올레길 걸으며 느끼는 건데,, 평지를 지날 땐 다리가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다. 걷는 것이 익숙하고 편안해 졌나보다. 암튼 요즘은 다리가 저절로 걸어주어 힘들지 않고 편하다. ㅎㅎㅎ )





하핫, 깜짝이야!





사진으로는 잘 안보여서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 풍경이 어떤 풍경이냐 하면,,,

왼편으로 섶섬과 문섬이 보이는 서귀포 바다

오른편에는 정상에 구름 걸쳐진 한라산이다!

바다와 한라산을 한 화면에 보게 될 줄이야!!!

한라산 위의 구름표현이 생생했으면 좋았을 텐데

한라산이 그냥 툭 잘려 보여 아쉽다.

다음에는 구름모자 예쁘게 씌워드릴게요~

구름 모자 벗겨드리면 더 좋구요.


올레길을 시작하고 한시간쯤 걷다가 만나는 국립수산과학원 앞 바다. 암튼 감탄!



올레 5코스 중간스템프가 있는 위미리 동백 군락지.


작은 화면에 큰 나무를 넣다 보니 이발을 심하게 했네. 지금 보니 나무 줄기는 더 뻗어 나갈 심산인데 잎사귀를 너무  깡총하게 그렸다. 너울너울 풍성한 동백나무 잎들이 눈에 삼삼하다. 나무 그리기는 자신없다는 생각에 나무를 그릴 땐 긴장된다. 그래서 눈도 얼고 손도 얼어 버리는 것 같다. 나무도 백 장 그려 봐야지.



사진에서 늘 보던 커다란 종모양의 나무들이 서 있는 곳은 못 찾았다. 사실 안 찾았다.

늦게 시작했으니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동백 군락지를 찬찬히 둘러 볼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길가에서 만난 동백나무의 크기에 이미 압도 되었으므로, 더 많은 나무를 찾아나설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다.


꼭 위미리가 아니어도!

마을 길가에도, 집 돌담 위에도, 마당 안의 나무에도

펼쳐지는 동백의 향연.



재미난 제주어.

노란색은 얼추 알아 듣겠는데,

파란색은 외계어 듣는 듯 하다.


제주어가 잘 전승되었으면 좋겠다.

큰 아이가 다니는 중학교에서는 선생님들께서 제주어를 일상어로 사용하시니 참 듣기 좋았다.

비록 아이에게 전해듣고 기억나는 문장은

"벌점 줄 크라이~" 정도지만,,,

(설명이 필요하다. 선생님 흉내를 똑 같이 내는 친구가 선생님의 억양을 똑 같이 따라해서 그 반의 유행어가 되었고, 우리집에서도 유행이 되었다.ㅋㅋ)



공천포 마을 풍경. 물질하는 해녀할망들.



공천포를 지나 쇠소깍으로 가는 길.


뒤에는 바다, 앞에는 한라산.

사진은 왜 실제보다 납짝하게 변형되서 찍히는지.

실제 풍경은 바다도 더 많이 보이고, 한라산도 더 선명하게 보인다. 카메라 바보.


벌써 매화가 활짝 피어서 벌들까지 바쁘다.



올레길을 마쳤다.

쇠소깍이 보일 줄 알았는데, 그건 6코스에서 보이나보다. 마지막 그림은 아까 오면서 보아 두었던 장소에서 그린다.





구름이 없는 날엔 무조건 올레 5코스!!!


오늘 하루를 다시 살고 싶을 만큼 멋진 하루다.

만약 오늘 하루를 다시 산다면,,,

조금 더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더 놀멍 더 쉬멍 걸으멍

하루를 보내야지.


앞 선 일을 걱정하며 현재의 즐거움을 빼앗지 말아야지. 앞선 일을 계획하고 휘두르고 속 끓이는 건 이제 그만.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어 맡기며 단전의 소리를 듣고 행동하자.


흘러가는 대로 왔더니 올레길에서 그림 그리며

꿈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계획하면 목표치가 생겨 부족함과 평가가 따라온다.

내어 맡기면 마주치는 모든 순간이 선물이 된다. 평가대신 관찰과 성찰이 가능하다.


계획 대신 내어 맡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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