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직도 남은 기다림...
드디어 나군 면접까지 다녀왔다.
길고 지난했던 로스쿨 입시가 드디어 끝났다는 뜻이다.
리트를 쳤던 7월, 리트 성적표를 받았던 8월,
자소서와 원서 접수의 9월을 지나 마침내 최종 면접까지.
이 모든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것은 아니고
그저 얼떨떨하고 실감나지 않게 지나가 버렸다.
나는 그저 그때 그때 해야할 일에 집중하며 그 시간들을 견뎌왔다.
나군 면접장에 가는 길은 가군 때만큼 순탄하지 않았다.
플랜 A는 택시를 타고 면접장까지 직통으로 가는 것이었지만 10분째 택시가 잡히지 않아
바로 플랜 B로 전환했다. 그건 지하철이었다.
다행히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무난하게 도착했다.
그러나 출구에서 작은 변수가 하나 생겼다.
아이폰 이용자로서 처음으로 애플페이로 지하철을 타며 만족하고 있었는데
출구에서 분명 휴대폰을 인식시켰는데 내 화면상으로는 인식이 안된 것처럼 나온 것이다.
그래서 개찰구를 통과하지 않고 폰을 다시 찍었는데 이미 찍었다는 화면이 나왔다.
순간 뇌정지가 왔지만 바로 옆에 있는 직원 호출 버튼을 눌러 상황을 설명했더니
직원 분이 옆에 있는 장애인용 개찰구로 그냥 나가시면 된다고 했다.
작은 장애물들을 넘나들며 마침내 면접장에 도착했다.
따스하게 웃으며 맞아주던 가군 면접관들과 달리 나군 면접관들은 완전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면접관의 표정이 어떻든지 답변 내용이 중요한 것이고,
그냥 내가 준비한 답변을 충실히 하는데 집중하자고 마음 먹었다.
이 학교는 인성질문을 전혀 하지 않았고, 지성 문제 3개가 나왔는데
문제 하나당 추가 질문 하나씩을 받았다. 추가질문도 모두 평이하여 어렵지 않게 답변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오니 기분이 얼떨떨했다.
하지만 긴장을 많이 했던 작년 면접과 달리 거의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
내가 준비한대로 모든걸 보여주고 나왔다는 생각에 만족스러웠다.
동시에 끝났지만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격 발표가 나와야만 심리적 압박에서 해방될 것이다.
합격해서 변시 공부를 시작한다면 그때는 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압박이 몰려들겠지만...
면접이 끝나고 저녁에는 친한 동생 (이자 학군단 동기)을 만났다.
이 친구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자신의 목표를 잡고 독하게 공부하여 원하는 곳에 합격해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보다 동생이지만 배울점이 많은 친구라는 것을 매번 느낀다.
동시에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아서 좋았다.
함께 저녁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식사 후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코인 노래방에 갔다.
"일단 12곡 갈까?"
"난 당연히 가능하지"
하지만 우리의 흥은 12곡 만으로 달래기엔 부족했다.
"6곡 추가하실?"
"기"
마지막으로 케데헌에 나온 "Golden"을 열창하며 둘만의 콘서트를 끝마쳤다.
다음 날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첫 번째 합격 발표까지는 약 일주일이 남았다.
이번 주는 시간이 참 안갈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마쳤고 이제는 숨만 쉬고 있으면 되니까
어떻게든 잘 견뎌봐야겠다.
남은 일주일, 하루에 한 편씩은 글을 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