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 점수 발표 후 행동강령
리트 응시 직후 가채점을 하고 며칠이 지나면 모의지원 사이트에서 예상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산출된다.
리트는 (논술 제외) 객관식 시험이기 때문에 모의지원 사이트의 예상 점수와 실제 발표 점수는
거의 같다고 봐야한다 (답안지 마킹 실수가 없다면)
나의 경우에도 예상점수는 141.1, 실 점수는 141.0으로 거의 일치하는 결과를 받게 되었다.
아무튼 리트 점수가 확정되면 나의 정량점수는 확정되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리트, 학점, 토익 점수를 토대로 지원할 만한 학교들을 물색하고 모집 요강을 분석하자.
나의 경우 정량은 준수했으나 법 관련 수강 경력이나 활동 경력이 없는 소위 '무정성'이었다.
게다가 불안해하며 추합을 기다리기 싫었고, 반드시 올해 합격해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보통의 원서 접수 전략인 '상향 + 안정' 조합이 아닌 '안정 + 안정' 조합을 택하기로 했다.
나처럼 정량이 좋지만 정성 요소가 부족한 경우 보통 리트의 반영비율이 높은 학교들을 찾게된다.
그래서 시립대와 한양대를 택하였다.
한편, 리트 실점수 발표 이후에는 법전협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에서 열리는 '로스쿨 공동 입시설명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25개 로스쿨에서 부스를 개설해두고, 자신의 정량, 정성 요소를 바탕으로 지원 예정 학교의
교수님이나 재학생들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다.
나는 본가가 지방이기 때문에 '굳이 저기까지 가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지인의 강력한 권유를 받고 방문하였다.
다녀오고 나서는 왜 꼭 가보라고 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우선, 설명회장에 와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로스쿨 입시가 얼마나 치열한 건지 체감하게 된다.
나는 입장 시작 1시간 전에 미리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중간 정도의 순서로 입장할 수 있었다.
부스 별로 대기표를 뽑거나 QR 코드를 찍고 대기 순서를 받게 되는데, 대기 번호가 너무 밀려서 설명회가 끝날 때까지
내 순서가 오지 않는다면 상담 기회는 허무하게 날아가 버린다.
따라서 지원 희망교 2~3개 정도를 잡아 두고 어느 학교 부터 상담을 받아야 할 지 전략도 잘 세워야 한다.
나는 설명회 첫째 날 한양대 교수님 상담, 시립대 재학생 상담을 받았고, 둘째 날에는 고려대 교수님 상담을 받았다.
공통적으로 정성 요소에 대한 질문을 드렸다.
설명회 장에는 본인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가져와서 보여드리며 상담을 받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당시 나는 자기소개서가 초안 단계이기도 했고 자기소개서 전체를 보여드리는 것은 기다리는 사람들의 시간마저 빼앗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 자소서의 논리적 흐름을 구두로 설명드리고 평가/개선방안 등에 대해 질문드렸다.
정량에 대한 질문은 내 생각에 큰 의미는 없다.
모의지원 사이트가 워낙 잘되어있기도 하고 교수님들이 정량 점수에 대한 정보 업데이트가 잘 안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간략하게 여쭤보기는 했다)
세 학교 모두에서 내가 잡은 자기소개서 방향성을 좋게 평가해주셔서 이후 자기소개서 완성 과정에서 큰 힘을 얻었다.
구체적으로 내 서류 점수가 몇 점인지 알 수는 없으나, 최종합격했으니 평균 이상은 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설명회에서 나는 한양대와 시립대 부스만 갈 생각이었는데
한양대 재학생 분이 "점수가 좋은데 고려대도 가보지 그러냐"라고 권유해 주셔서
다음날 고려대 부스도 방문하게 되었다.
고려대 교수님은 "점수도 좋고, 자소서 방향성도 좋다. 우리 학교 지원하기를 강력하게 권유한다"고 말씀하셔서 우선 기분은 좋았다.
그러나 모의지원 배수와 내 정성 요소를 고려했을때 최초합은 어렵고 추합에 기대야 할 상황인 것 같아서
결국은 지원하지 않았다.
만약 내가 칼졸 후 지원하는 상황이었다면 고려대를 써보는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이제 20대 후반이고 '쉬었음 청년' 상태였기 때문에 추합의 불확실성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지원교 선택에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 구절이 강력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모집요강과 설명회를 통해 지원교의 성향을 파악하고, 나의 정량, 정성요소와 처한 상황 (모의지원 배수, 졸업여부)과 비교하며
가장 적합한 학교를 찾아야 한다.
만약 지원교 선택을 잘못하게된다면 좋은 점수를 가지고도 최종 불합격을 하게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할 지도 모른다.
다음 글에서는 자기소개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