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합격수기 (4)

쫄지마! 면접

by 쿠바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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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를 한참 쓰던 시절, 면접 스터디를 구하기 위해 아주 오랜만에 에브리타임에 접속해서

계정을 복구했다.

로준 게시판을 뒤적이다 스터디 구하는 글을 발견하고 에타 쪽지를 보냈다.

지방에 내려와있어 교통이 불편한 만큼 비대면 스터디를 구하고 있었기에

별 기대없이 "서울에서 하시는 거죠?" 하고 물었다.

글쓴이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나는 "저는 지방에 있어서 좀 힘들 것 같네요. 건승하세요" 하고 답장을 보냈다.

그러자 글쓴이는 줌터디로 하면 참여하시겠냐고 물어왔고, 나는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다고 답했다.

그렇게 정말 운 좋게도 면접 스터디를 구했다.

리트는 스터디가 필요없다는게 내 생각이지만, 면접은 스터디가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실전연습용으로 매우 도움이 되고, 내가 말하는 모습을 내가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면접 태도의 관점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면 대면 스터디가 당연히 가장 좋겠지만 나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비대면 스터디를 구했다.

지원교가 같은 사람들끼리 스터디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아는데

비대면 스터디 자체가 많지 않은 만큼 나는 그런걸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결국 우리 스터디는 다양한 지원교의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게 더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학교의 기출문제와 예상문제라도 풀어보는 것이 기본기 향상에 매우 도움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추석 연휴때도 쉬지 않고 주 1회 줌에서 만나서 열심히 연습했고

스터디원 6명 중 3명이 원하는 학교에 최초합격했다.

로스쿨 면접은 시사 이슈나 도덕적 딜레마에 대해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결국 법조인은 갈등을 해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장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이를 논증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 같다.

이 논증의 틀로 흔히 사용되는 것이 소위 ‘목수침법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인데, 모 유명 로스쿨 면접 강사의 책에서 많이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지원자들이 이 목수침법을 기계적으로 암기하여 모든 답안의 근거로 사용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교수님들이 목수침법만 사용한 양산형 답안을 좋지 않게 본다는

말도 있었다. 내 생각에도 그건 일리있는 소문이다.

목수침법 자체는 (당연히) 잘못이 없지만 그에 해당하지도 않는 사안을 무지성으로. 포섭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좋아보일리 없기 때문이다.

특히 법익의 균형성을 근거로 사용한다면, 그건 ’공리주의’적 관점을 도입하겠다는 뜻인데,

공리주의는 효용의 증가분과 감소분의 계산과정을 명확히 보여주어야만 증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조건 ‘공익과 사익의 충돌 사안에서 공익을 더 우선하는 것이 사회적 효용이 더크다‘는 식으로 언급하고 효용의 구체적 증감양상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매우 비논리적으로 보일 것이다.

열심히 면접의 기본기를 갖추었다면, 실전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쫄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올해 합격에 대해 훨씬 간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면접장에서 그렇게 떨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정량상 안정권이었던 것, 기본기가 탄탄해져서 어떤 주제가 나와도 평균 이상의 답안을 구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 (면접 스터디 후반부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등.

뭐가 되었든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갖춘다면 면접에서 쫄지 않게되고, 그 만큼 내 실력을

100%에 가깝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쫄지 않은 면접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소개는

다음 글에서 자세하게 면접 내용을 복기하는 것으로 갈음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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