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대, 한양대 로스쿨 면접 복기
서울 시립대
지난 11월 8일, 시립대 로스쿨 면접을 보았다.
시립대는 '즉문즉답형' 면접으로 악명 높은 곳이었기 때문에 예상 주제별로 핵심 논거를 빠르게 떠올리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하였다. 아래는 자세한 복기본이다.
① 쿠팡의 새벽 배송에 관련해서 사회적 논쟁이 대두되고 있다. 새벽 배송을 규제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논하시오.
② 학생들이 과제물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과제물 작성 과정에서 생성형 AI 사용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논하시오.
둘다 너무 나오기 좋은 주제들이었기 때문에 대비를 하고 있었던 터라 반갑기까지 했다.
1번 질문은 내가 예상한 주제와 완전히 같았고, 2번 질문은 조금 다르긴 했지만 면접 이틀 전 법률신문에서 비슷한 주제를 다룬 기사를
읽었기 때문에 수월하게 답변하였다.
① 새벽 배송 규제에 대해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새벽배송 정책을 통해 많은 효용을 누리고 있습니다. 원하는 물건을 빠른 시간에 받아보게 되면서 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그런 이유 때문에 새벽 배송 정책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를 규제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이러한 효율적 배송을 누릴 권리가 침해될 것입니다. 둘째,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자유의 행사가 타인의 자유에 명백한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면 영업의 자유를 누려야 합니다. 새벽 배송 제도 자체가 노동자나 소비자의 자유에 해악을 끼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규제하는 것은 영업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한편, 규제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노동권 보장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노동권 보장이라는 문제의식 자체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새벽 배송 문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다룬 언론 보도를 접한적이 있는데 이에 따르면 기사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새벽 배송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물류 분류 작업과 같은 기타 작업이 추가로 부여되면서 이로인해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주요 불만 사항이었습니다. 이들의 노동권을 보장하려면 이러한 추가 작업을 전담할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게끔 하는 규제가 필요한 것이지 새벽 배송을 규제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② 과제물 작성에서 AI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에 찬성합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생성형 AI의 사용이 이미 활성화되어있고,
AI가 지니는 장점들이 명확하게 있습니다. 사실관계의 분류와 정리, 또는 추론 영역에서 AI가 분명한 강점을 지닙니다. 이러한 AI를 학습과 과제 작성에 활용하게 되면 학생들의 효율적인 학습과 학습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과제물 작성에 AI 사용을 허용하면 안된다는 입장에서는 과제물의 표절 문제와 같은 것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과제물 중 AI를 사용한 부분의 출처를 명확히 표기하게끔 하고, AI를 사용했다면 왜 사용했으며, 어떤 지점에서 도움을 받았는지 등을 학생이 밝히도록 하면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AI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문제점은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답변을 마치자, 가운데 앉아계신 가장 연륜 있으신 면접관님이 다른 면접관님을 흘깃 바라보았고,
시선을 받은 면접관님은 "이상 없습니다!" 하고 외치셨다.
이후 면접관 한 분이 "이제 부터는 편하게 인성질문 할게요"라고 말씀하시며 추가 지성질문 없이 인성질문으로 넘어갔다.
①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따뜻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대학 졸업후 장교로 DMZ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힘든 환경에서 병사들, 동료 간부들과 함께 임무 수행하는 과정에서 따뜻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그 덕분에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무사히 임무를 마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향후 법조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따뜻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의뢰인들의 신뢰를 얻고, 더 나아가서는 공동체의 신뢰를 얻는 법조인이 되고싶습니다.
② 본인의 단점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좀 있어서 협업의 과정에서 제 스타일을 밀어붙이는 경향이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여러 차례 조별과제를 거치며, 또 장교로서 여러 협업의 경험을 쌓아가면서 타인의 장점을 살리고 타인의 의견과 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의 중요성을 많이 배웠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이 현재는 해소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③ 갈등을 해결해본 경험이 있나요?
대학 시절 친구 2명과 자취한 적이 있습니다. 자취방에 가장 먼저 도착한 친구가 원하는 방을 먼저 차지하고, 자신이 청소까지 해놓았으니 그 방을 자신이 차지하겠다고 하여 친구들간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우리가 먼저 도착한 사람이 방을 선택하기로 사전에 합의한 적 없으므로, 공정하게 방을 결정하려면 사다리타기로 결정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그 친구가 청소를 한 공로는 인정해주어야 하기에 저와 다른 친구가 주말에 돌아가며 청소를 한 번씩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이에 수긍하면서 갈등이 해소되었습니다.
③-1 사다리 타기가 공정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나요?
상황에 따라 100% 공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는 있으나 당시 저희가 택할 수 있는 방안 중
상대적으로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③-2 어떤 이유에서 공정하다고 생각했나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무엇보다 참여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다리타기로 갈등 해결한 이야기를 했을땐 면접관 두 분이 완전 빵터지셔서 나도 긴장이 풀린채로 남은 면접을 이어갈 수 있었다.
'사다리타기의 공정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솔직히 살짝 당황했으나, 절차적 정의의 관점에서 잘 답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 못한 질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중요한 것 같다.
2. 한양대
11월 29일 한양대 로스쿨 면접을 보았다.
한양대는 전형적인 로스쿨 면접 방식대로 진행되는데, 10분간 지문과 문제를 독해하고 메모하며 답변 준비시간을 가지고
이후 10분간 자신의 메모를 참고하여 면접을 진행한다.
지문 자체는 짧고 평이했으나 문제 자체가 조금 긴 편이라 시간 압박을 걱정했다.
하지만 답변 구성을 매우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제시문1: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해 극단화된 정치 컨텐츠가 퍼지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됨.
정부에서는 이를 막고자 2가지 규제안 마련함.
규제안1은 알고리즘으로 컨텐츠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컨텐츠가 노출되게끔 하는 것, 규제안2는
알고리즘 내 30%이상을 정치성향과 반대되는 컨텐츠 포함 시키는 것.
문제1: 당신이 기업의 변호사라고 했을때 정부의 2가지 안에 대한 반대 논리를 구성하시오.
답변1: 규제안 1 반대 논리는 크게 2가지 입니다.
첫째로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합니다.
기업은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며, 알고리즘 내에 이용자들이 오래 머무르게 해야 이윤을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가 타인의 자유에 명백한 해악을 주는 것이 아님에도 정치적 양극화를 막겠다는 이유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과도합니다. 두 번째로 실효성이 의심되기 때문입니다.
무작위로 컨텐츠를 노출시킨다면 결국 이용자의 정치성향에 부합하는 컨텐츠도 확률적으로 포함될 것입니다. 부합하는 컨텐츠가
다시 노출된다면 이 정책의 목적은 실현되기 힘들 것입니다. 규제안2 반대 논리도 2가지입니다. 첫째로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합니다. 알고리즘 내에 포함시킬 반대 성향의 컨텐츠를 개인마다 선별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추가적인 인력, 금전적 비용을 투입해야합니다. 타인의 자유에 해악을 주지 않음에도 기업에게 추가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개인의 정치적 스펙트럼의 복잡성을 고려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A라는 사람이 정치적으로는 자유주의자이지만 문화적으로 보수주의자라면
A에게 노출시킬 반대 컨텐츠를 어떻게 잡아야 할 지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정치성향은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매우 다양하고 복잡할 수 있고
이를 일일이 고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문2: 제2: 이번에는 정부에서 17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정치 컨텐츠 노출을 금지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논하시오.
답변2: 이 규제에 대해서는 찬성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미성년자는 성인에 비해 인지능력이 미숙하고, 교육을 통해 성인이 되어
온전한 권리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입니다. 온라인 컨텐츠에는
악의적인 왜곡을 담은 가짜뉴스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담은 내용이 많습니다.
미성년자들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높으므로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금지시켜야 합니다.
둘째, 장기적인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입니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미성년자들이 향후
성장했을때 기본적인 정치의식과 비판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특정 성향에 일찍부터 경도될 경우 민주주의 질서 자체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얼마전 한 지역 고등학교 축제에 특정 성향을 가진 유튜버가 축하 영상을
보낸 일이 논란이 된 적 있습니다. 이런 성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미성년자들이
성인이 되어 민주주의 시스템에 참여할 경우 민주주의가 저해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갈등 완화를 위해서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세대 갈등, 성별 갈등이
매우 심각합니다. 정치 컨텐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 이를 통해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교내에서 남학생, 여학생 간의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한편 규제 반대측에서는 미성년자들의 통신 이용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문제제기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본질적인 제한이 아니며 정치 컨텐츠에 한해 미성년자들의 미숙한
인지능력이라는 특성때문에 일부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다만, 미성년자들이 정치 일반에
대한 관심과 기본 지식을 갖추는 것이 공교육 차원에서 이루어질 필요는 있습니다.
정치철학, 법철학 일반에 대한 내용을 교육에 포함시켜 이들이 향후 온전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제시문2: K팝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전통 음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음원 스트리밍 기업들에게 알고리즘 내 포함되는 음악의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전통음악으로 채우라는 규제안을 고려하고 있다.
문제3: 이러한 규제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논하시오.
답변3: 규제에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원하는 음악을 선택해서 들을 권리가 있고, 이 행위가 타인의 자유에 명백한
해악을 주지 않는다면 이 권리를 제한하면 안됩니다. 전통음악이 의무적으로
포함되는 것은 사실상 선택을 강제하는 것입니다.
둘째,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음악을
제공해야 이윤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전통음악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면 이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음악가들도 어렵지만,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인디음악가들도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알고리즘에 전통음악만 의무적으로
포함시킬 경우 인디음악가들의 곡이 포함될 확률이 훨씬 내려갈 것이고
그만큼 이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불만이 가중되고 갈등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규제 찬성입장에서는 전통 문화 보호의 가치를 제시할 것입니다.
전통문화 보호는 당연히 중요한 가치입니다. 하지만 이를 규제의 방식으로
실현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전통 음악을 좋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므로
교내 음악 교육에 전통 음악 비중을 높여 어린 시절부터 전통음악에 익숙해지게 하고,
전통음악가들과 대중음악가들이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퓨전음악으로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전통음악으로 관심이 넘어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합니다.
추가질문1: 답변1에 대해 질문하겠다. 영업의 자유 보장을 주요 논리로 들었는데,
영업의 자유는 어떠한 경우에도 제한하면 안되는 것인가?
답변1: 제한해야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그것은 타인의 자유에 명백한 해악을 주는
경우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명백히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왜곡된 정보를 전파하는
가짜뉴스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담은 컨텐츠가 유통된다면, 이는 타인에게
명백하게 해악을 주는 것이므로 이는 반드시 규제해야 합니다.
추가질문2: 답변 2에 대해 질문하겠다. 미성년자라고 해도 개인마다 지적능력과
지식 수준이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가?
답변2: 말씀하신대로 개인별로 그러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별 지적능력과
지식 수준을 일일이 고려해서 그에 맞게 맞춤형으로 자유 제한의 정도를 다르게
하는 것은 비용등을 고려했을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치입니다. 그러한 다양성의
문제는 교육이라는 공적인 방식으로 고려하고 포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추가질문3: 답변 3에 대해 질문하겠다. 만약 정부가 음원 스트리밍 기업에 규제를 가하는
대신 보상금을 지급한다면, 입장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유지할 것인가?
답변3: 그렇게 하더라도 반대하겠습니다. 보상금을 지급한다면 기업의 침해된 영업의
자유가 일부 보상을 받는 측면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전통 음악을
좋아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애초에 규제의 목적이 실현되지 못하므로 여전히 그러한
규제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면접장에 들어섰을때 면접관님들이 무표정으로 계셔서 조금 위축될 뻔 했으나
'어차피 답변이 좋으면 된다'는 마인드로 침착하게 면접에 임하였다.
추가질문이 매우 평이하게 나왔고, 그냥 내가 한 3개의 답변에 대해 하나씩 추가질문이 나온 느낌이라서
'내 기조발언이 논리적으로 괜찮았구나'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