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어 내도 흔적이 남는 강력한 스티커 같은
다들 안 그렇겠냐만은 나 역시 모종의 여러 사건들로 인해 많은 슬픔과 우울함을 가지고 있다. 몇 년 된 것 같다. 물론 중간에 기분이 좋거나 행복하던 순간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잠시뿐이었지 내 머릿속과 마음속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전체적인 마음 상태는 주로 우울함이었다. 기분 좋은 일이나 행복함 같은 것은 그 광활한 배경 속에서 점 하나로 자리 잡을 뿐이다.
한때는 이를 극복하고자 부단한 노력을 했다. 새로운 자극을 찾기 위해 도전해보고 싶은 요리를 도전해 보기도 하고, 희망적인 멜로디와 노랫말이 담긴 음악도 찾아 들었다. 새로운 장소에 여행을 떠나는 것은 코로나로 인해 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다. 누군가를 만나서 회포를 풀고 싶어도 만나주는 이 없어 혼자 해결해야 한 것도 애석하다. 그래도 집구석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해본 것 같다. 하지만 다 부질없었다. 여전히 우울이라는 넓은 배경에 작은 점 하나 찍는 일에 불과했다. 그 작은 점이 모이다 보면 언젠가 배경을 다 채울 수 있겠지만 그거 기다리다가 내가 먼저 죽을 것 같았다.
여전히 절망. 나의 슬픔과 우울함은 내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이라 본다. 어떤 문제로 인한 감정 유발,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이로부터 유발된 감정만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은 기만이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면 되잖아?"라고 한다면, 노력하고 있다. 매일 하는 것이 그거다. 그런데 반복되는 실패로 인해 문제에 문제를 더한 것이 지금이다.
어쩌다 보니 지금은 그냥 그 슬픔과 우울함을 달고 사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단 한 번도 이겨낸 적 없다. 단 한 번도 극복한 적 없다. 힘들고 지치고 울면서 일상생활을 했다. 어차피 사람 만날 일 없는 수험생(백수)이라서 사람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어쩌다 친구나 가족을 만나면 그때만 표정 관리해주면 되었다. 날 둘러싸고 있는 감정들을 떨쳐내는 것에 많은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난 그럴 체력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살고 있다. 그렇게 슬픔은, 나의 꺼지지 않는 디버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