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깡패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나는 나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뭐 솔직히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늦는 것은 없다.'와 같은 나이의 무의미함과 관련된 말을 많이 듣고 틀린 말은 아니다 생각했으나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많이 와닿지는 않는다.
꿈을 이루는 것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앞에 전제해야 할 게 있다. 자신의 삶의 기반이 이루어진 상태이고 일반적인 사회적 목표는 이룬 상태에서 이전에 이루지 못해 미련이 남은 꿈, 그나마 나쁘지 않은 인생에서의 아쉬움을 조금 더 덜고자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것에는 정말 나이가 중요하지 않고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앞가림을 하고 자신의 생활에 대한 기틀을 잡는 데에는 나이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지금 내 나이는 최근에 앞자리가 바뀌었고, 여전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나의 삶의 과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사실 안다고 해도 현재에 와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지금 보이는 내 상태를 두고 판단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기는 어렵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리고 나는 왜 아직도 이 모양 이 꼴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으로 고통스러워진다. 이렇게 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고 지난 몇 년간 죽도록 고생했는데 결국 남은 것은 절망뿐이다. 몸은 늙어 가는데 상황은 그대로이다. 어쩌면 그대로 있는 게 마이너스일지도 모른다. 창밖에만 내다봐도 나보다 어린 나이에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룬 사람들이 보인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나면, 정말 거울을 보기가 싫어진다.
공부만 하다가 엄마가 죽었다. 공부만 하다가 아빠의 정년 퇴임을 바라봐야 한다. 영원히 기다려 줄 수 있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게 설령 나 자신이라 할 지라도. 나이를 숫자로 메기는 이상, 그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