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by 하동소년

'너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야!', '너는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어!'와 같은 감성적인 응원 글귀에 감동을 받고 힘을 얻은 경험들 많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이런 말들을 나의 슬로건으로 삼은 때도 있었다. 허나 어느 순간부터 이런 말들에도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나도 나에게 본질적인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안다(이해관계가 오가지 않는 관계 한정).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밥 벌어먹고살 수 없더라. 이것만으로는 가족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존경받거나 사랑받을 수 없더라. 만일 중고등학생이 선생님에게 '저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에요!'라고 한다면 이 이야기를 듣는 선생님은 정말 기쁠 것이다. 그리고 그 학생이 더 행복해지기 위한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나이에, 회사 면접을 보러 가서 이런 말을 한다면? 소개팅에서 상대방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아니 더 정확히는 내세울 게 이것밖에 없다면?


정보화시대가 되고 누리망을 통해 연결에 연결을 거듭하는 사회로 발전함에 따라 우리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고, 혼자서 안 산다고 해도 소수의 아는 사람들만 마주치고 살 수 없다. 어떻게든 우리는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살아야 한다. 현재 사회와 문화의 맥락에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기준을 완전히 무시해버릴 수 없다는 점에서 현실적 가치를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정말 인정받기 어렵고, 사랑받기 어렵다.


그동안 현실적인 가치를 내 나름대로 충족시켜 나의 내면에 있는 본질적인 가치와 결합해 충분한 시너지를 일으키고 싶었다. 이를 통해서 세상 속에서의 많은 연결 속에 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피를 토하면서 고생하고 노력해도 아직은 안 되더라. 내가 봐도 그동안의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말인가. 누가 알아준다는 말인가. 결국 나에게는 초라한 내면의 가치밖에 남지 않았고, 그것마저도 부서질 위기인데.


정말 외롭고 고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조건 없이 그냥 나를 사랑해 주길 바라는 욕심은 버리고 싶다. 하지만 두렵다.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현실적인 가치를 가지지 못한 채 살아야 하는 것이. 또 노력과 고생에 배반당해 외로워져야 하는 것이. 계속 사랑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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