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힌다면

by 하동소년

칠흑같이 어두운 곳 속에서

아무리 눈을 치켜떠도 소용없다.


가만히 눈을 감고,

발을 움직여 보고,

손을 휘둘러 보자.


뭔가 부딪힌다면

그 느낌을 곱씹고 또 곱씹어서,

계속 휘둘러 보자.


내게 기억된 아픔이 있다면

새로운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더 움직이자.


눈은 보이지 않는데,

온몸에 멍과 상처가 나뒹굴고,

일어설 힘조차 바닥났다면


내 몸속 어딘가에 있는 문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아프기 때문에 그 소리에 집중하거나,

아프기 때문에 그 소리를 무시하거나.


선택을 하거나, 쓰러진 대로 선택이 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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