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나는 ADHD 11화

ADHD in 오키나와3 - 비밀의 공간에서 스노클링

나는 ADHD EP11.

by 소양

게스트하우스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10살 형님을 만나고, 저녁을 같이 먹으며 친해졌다.

여행 고인물에 오키나와만 5번 이상 와봤을 정도로 빠삭한 분이었다.

호기심이 발동해 이것저것 물었던 것이 흡족했는지 잘됐다며 내일 같이 동행하자고 제안을 하셨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스노클링 명소가 있다고 말이다.

더불어 오키나와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햄버거 맛집이 있다고...


'오키나와까지 와서 무슨 햄버거여?'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10년 차 가이드 느낌을 뿜뿜 풍기는 형님을 믿어보기로 하며, 잠을 청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는 잠은 특유의 감성이 있다.

수학여행처럼 북적북적거리면서 정겨운 느낌, 그리고 다소 쿰쿰한 느낌의 냄새, 여러 명이 있는 온도감과 소음 그리고 그것이 싫지 않은 느낌.

잠귀가 꽤나 밝지만 게스트하우스에서 의외로 항상 잠을 잘 자는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설레는 여행자의 가슴을 품고 잠든 잠은 언제나 꿀잠이다.


창 밖에 따사로운 햇빛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미세먼지라는 단어조차도 없을 것 같은 오키나와의 투명한 하늘은 햇빛을 여과 없이 그대로 통과시키는 듯했다.


아침이 되니 호스트 이모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다들 익숙한 듯 나가는 것이 무언가 싶었다.

물어보니 아침 8시마다 요가를 한다고 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 해왔단다.


호기심이 생겨 나가서 같이 해보기로 했다.

이른 아침에 이게 뭔가 싶기도 했지만, 맑은 하늘에 푸른 바다가 잘 보이는 풍경의 옥상에서 요가를 하는 것은 꽤나 좋았다.



모닝 요가를 끝내고, 형님과 길을 나섰다.

내 차를 타고 알려주는 대로 바닷가 근처 수풀 속 자그마한 사무실에 도착했다.

마치 양양 해변가에 온몸이 바짝 자연 선텐이 된 서핑샵 사장님처럼, 까무잡잡한 류큐인이 맞이해 주었다.

잠수복을 입고 바닷가로 나갔다.


"와!"

나가자마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한국 초여름의 에메랄드빛 제주도 바다를 보는 듯했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과, 푸릇푸릇한 주변의 수풀들 그리고 투명하고 푸르른 물이 참 이뻤다.


스노클링을 하는 장소를 가보니 이미 한 팀이 하고 있었다.

단체였는데 아마 가이드를 끼고 온 관광객 같았다.

꽤나 겁이 많아서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 조금 겁이 났기에 사람이 많은 곳으로 얼른 헤엄쳐갔다.

그리고 목줄이 없어도 주인의 주변을 맴도는 강아지처럼 그 주변을 맴돌며 스노클링을 했다.

물이 참 맑아서 물고기들이 잘 보였다. 니모를 찾아서를 실사화한 느낌이었다.


'이거 눈으로만 담기엔 너무 아쉬운데?'

라는 생각이 들던 찰나 관광객들의 가이드로 보이는 사람이 좋은 카메라로 촬영을 해주는 모습이 보였다.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


"Can I... Photo..? I can pay."

어설픈 영어와 수면에서 허우적거리는 손짓으로 사진을 원한다는 강렬한 신호를 보냈다.

그 모습이 웃겼는지 흔쾌히 수락하고 그것도 무료로 해주겠다고 했다. 거기다가 영상까지!


이게 웬 떡이냐.

역시 뭐든 부딪혀 봐야 한다. ADHD가 이럴 때 참 도움이 된다.

전문가는 확실히 달랐다. 돈 주고 찍은 사진과 영상 부럽지 않게 만족스러웠다.



물놀이 후엔 역시 밥이다.

고인물 형님이 얘기한 오키나와의 명물 햄버거를 먹으러 가보았다.

홍대와 이태원의 느낌을 섞어놓은 듯한 힙한 햄버거 가게였다.


대표메뉴를 시켰는데 햄버거가 꽤나 큰 것이 비주얼부터 마음에 들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맛을 보니 정말정말 맛있었다.

수영을 하고 먹어서인지, 원래 맛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오키나와에 와서 충분히 먹을 법한 맛이었다.



해는 어느새 저물어가고 동행은 마무리를 했다.

원래 일정은 3박4일이었는데, 비행기 사건으로 2박3일 일정이 되었다.

그래서 벌써 출국 전날이었기에 꽤나 빠듯한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설레는 마음을 품고 다음 장소인 섬 남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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