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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연대 Apr 28. 2020

안녕, 경의선 공유지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과 26번째 자치구, 그리고 커먼즈

1999년에 창립해 지난 20년을 쉼없이 달려온 '스무 살' 문화연대. 지칠 줄 모르던 문화활동과 예술행동, 정책제안은 제도를 바꾸고 시민의 문화 권리가 넓어지는 데 기여했습니다. <문화사회 분투기>에서는 앞으로 문화연대 운동의 중요한 장면을 추려 하나씩 꺼내보려고 합니다. 과거 활동을 회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각의 이슈가 가지는 현재성까지 살피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의선 부지, 대규모 개발로 몸살


경의선 부지는 경의선 철길 구간(용산에서 가좌까지 6.3km)이 지하화 되면서 비어 있게 된 지상부분의 공간으로 서울의 얼마 남지 않은 공유지이자, 서울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생태축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공간인 경의선 부지가 대규모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재 경의선 부지는 홍대입구역, 서강대역, 공덕역 등의 지역에서 대규모 자본을 위한 개발지로 결정되면서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투기의 대상으로 사유화 되고 있습니다. 공유지를 대기업이 사유화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도시공간을 둘러싼 시민들의 권리 보장, 도시공간이 가지는 생태 문화적 가치와 역사성, 삶의 공간으로서의 장소성을 고려한 도시 공간의 설계를 위한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공유지 관리를 맡은 행정기관은 여전히 개발 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publicspaceforcitizen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 블로그] https://blog.naver.com/commons16


"공덕역 1번출구에서 걸어서 1분 거리. 경의선 철길을 찾아가다 보면 어느새 '경의선 공유지'를 만나게 된다"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 네트워크와 스쾃(공간 점유 운동)


공덕역 인근에 경의선 철길을 따라가다 보면 컨테이너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들이 모여서 시민들을 위한 벼룩시장과 다양한 주민커뮤니티 활동을 펼쳤던 공간으로 몇 해 전까지 ‘늘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곳입니다. 시민들의 공유지로서 재미있는 쓰임새를 보여주었던 이 곳 역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대기업에게 장기 사용권 넘겨주고 대규모 개발을 앞두게 되면서 운영이 중단되었습니다. 2016년 2월, 문화연대는 도시 속 공유지를 지키고 싶은 여러 개인, 단체들과 함께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이라는 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땅인 공유지를 대기업으로부터 지키고, 이 공간이 시민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스쾃(공간 점유 운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언론기사] 공유지 사유화에 대항하는 커먼즈 운동, 경의선 공유지 (고양신문) 

[칼럼] ‘경의선 공유지’의 사회적 가치를 묻는 세가지 질문 (한겨레)




실천과 연대의 장으로서 공유지의 가능성 '경의선 공유지 26번째 자치구'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은 경의선 공유지가 인근 주민들의 편의와 생활환경의 질을 높여주는 서비스 공간으로 한정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그보다는 우리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과 공유를 통한 민주주의 실천의 장이자 연대와 투쟁 공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다양한 방식의 삶의 추방과 배제가 반복되고 있고, 주거공간과 생계수단을 잃은 도시난민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2016년 11월 27일,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가진 자의 편을 드는 기존 행정을 거부하고, 경의선 공유지가 서울의 25개구를 넘어 새로운 26번째 자치구로 거듭날 것을 선언했습니다.


[언론기사] 개발 광풍에 밀린 도시난민들이 기대 사는 ‘경의선 공유지’ (한겨레21)

[언론기사] 경의선 공유지가 꿈꾸는 제3의 공간 (서울대저널)




사적소유에 대한 대안을 고민하다. '커먼즈(commons) 운동'


최근 커먼즈 운동이 시민사회의 대안담론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커먼즈(commons)는 사적소유제에 기반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 개념이면서, 공동자원이나 공동소유라는 개념을 넘어 이를 이용하는 방식과 주체에 대한 고민까지 다루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커먼즈를 연구하는 연구자와 현장활동가들을 중심으로 2017년에 결성된 연대체인 '커먼즈 네트워크'는 3년째 '커먼즈 네트워크 포럼'이라는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은 인천의 배다리마을, 제주의 도청 앞 천막촌과 연대ㆍ협력하며 우리사회에 커먼즈가 더 많이 확산될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료집] 2018 커먼즈 네트워크 워크숍 '지금, 여기 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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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4. 01. 안성민. 문화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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