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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연대 Jun 08. 2021

대중문화산업 종사 아동·청소년 인권상황 실태조사

문화연구zip

지난 2019년 12월, EBS <보니하니>라는 프로그램의 생방송 중에 성인 연기자가 아동·청소년 연기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 노출되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 영상을 본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방송사는 해당 성인 연기자를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방송사 사장이 직접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Mnet의 <아이돌학교>와 TV조선의 <미스터트롯> 방송에서는 미성년 출연자가 심야 시간까지 촬영에 참여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대중문화산업에서의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권침해 사건은 어느 정도 예견이 가능한 사건이었습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권침해 사건은 이전부터 꾸준히 있었고, 아역배우나 아이돌 연습생 출신 연예인들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런 사례들이 여러 차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근 20년간 우리나라의 대중문화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의 성장세를 고려한다면 이러한 사건 사고들은 더욱 빈번히 발생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에 반해 아동·청소년 인권침해의 심각성이나 사회적 인식과 관심은 크게 높지 않았습니다. 이는 대중문화산업 현장에서 이뤄지는 성인 종사자들의 열악한 환경과 처우와도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자본의 논리에 의해 치열하게 경쟁할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어릴 때부터 경쟁에 뛰어들어야하는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상식'으로 치부되는 사회 분위기도 이러한 현실을 만든 원인일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인식의 변화와 함께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아동·청소년 종사자에 대한 법적 또는 제도적 장치 관련 연구는 거의 부재했습니다. 또한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 될 때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는 했으나 개별 사건의 문제만 조명하거나 가십거리 정도로만 소비되는데 그쳤습니다. 해외의 경우 아동·청소년의 권리와 보호에 관련된 조항들이 세부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방송사, 제작사 현장 참여 스태프 모두가 지켜야 할 조항과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는 아동·청소년 종사자들이 성인 종사자들과 동일한 대상으로 고려되거나, ‘스타탄생’을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로서 거쳐야 할 준비과정으로 인식된다는 점도 주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동·청소년 당사자들이나 부모 입장에서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관련된 내용을 접하게 되는 경로도 주변 지인이나 언론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계약 과정이나 현장에서 제공되는 정보나 설명 등을 통해 인지하게 되는 경우는 극소수였다는 점이 이를 방증합니다. 이는 인권보호와 관련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알리는 전담기관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아동·청소년 종사자의 인권실태를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통해서 조사하고, 현상의 원인과 양상을 범주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권과 권리의 영역을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으로 나누고, 구체화된 차별사례와 정책적 대안을 찾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정책적 제안과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의 기초조사에 관한 내용 또한 담고 있습니다.


정책 제안

·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

·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가이드라인 제시

·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산업 종사자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

· 연기학원·에이전시 등에 대한 관리와 운영의 투명성 확보

·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산업 종사자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및 교육

·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산업 종사자 권리 보호를 위한 전담기관 설치 및 감독관 제도 도입


아직, 아동·청소년 인권, 특히 대중문화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관련 자료와 연구들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를 이후에 논의를 이끌어가기 위한 기초연구의 성격을 띌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환경변화와 불이익을 당하게 될지 모른다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설문조사와 인터뷰가 충분히 진행되지 못한 한계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고서는 대중문화산업에서의 아동·청소년 인권에 대한 조사와 고민이 담겨있는 보고서라는 점에서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진행될 후속 연구와 사회적 논의를 위한 사전자료로서 활용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문화연구zip이란>

문화연대와 문화사회연구소(문화연대 부설 연구소)가 진행해온 연구활동의 결과를 대중들과 공유하고, 연구 결과를 새로운 사회변화를 위한 활동 의제로 확산하기 위해 기획된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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