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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다은은 Nov 10. 2024

무대 위의 흥, 배우가 연주하고 춤을

[리뷰] 뮤지컬 <조로>의 액터뮤지션, 연출의 다양한 재미


뮤지컬 <조로>가 색다른 연출로 무대에 올랐다. 배우들이 노래, 연기, 그리고 직접 악기 연주까지 즉석에서 소화한다. 액터뮤지션(actor-musician) 뮤지컬이다. 무대의 리얼리티와 생동감을 극대화한다.


기존의 뮤지컬과는 사뭇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무대 위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현란한 춤은 입체감을 더하며 공연의 몰입도를 높였다.


뮤지컬 <조로>는 연주와 연기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만들어내는 즉흥성과 생동감은, 기존의 정형화된 무대 연출을 벗어나 자유로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 집스 킹스 뮤지컬 <조로> 액터뮤지션. 라틴음악에 빠지다. ⓒ 모먼트메이커


라이브 연주는 배우들의 순간적인 감정과 연기 변화를 즉각 반영하며, 무대에 고유의 숨결을 불어 넣는다. 이는 관객에게 예측할 수 없는 독창적인 매력을 선사하며, 마치 움직이는 대본과 같다.


<조로>는 정의와 사랑, 희생과 용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조로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며 정의를 실현한다. 이와 함께 배우들의 열연은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전달한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감동을 준다. 조로와 루이사의 사랑 이야기는 극의 감정선을 더하며 깊이 빠져들도록 한다.


플라멩코 리듬에 맞춰 배우들이 직접 바이올린, 기타와 플루트, 아코디언과 타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선보이는 장면이 무엇보다도 압권이다. 연주와 춤이 결합해 관객들은 무대의 열기에 빠져든다.


액션과 음악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순간마다, 관객들은 배우들과 함께 박자를 맞추며 흥에 겨워한다.


특히 검을 휘두르는 장면과 플라멩코 춤 사이에서 연주되는 악기의 선율은 뜨거운 열정과 역동성을 더해, 관객들을 조로의 세계로 바짝 끌어당긴다.


이처럼 무대에서 연기와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액터뮤지션 형식은 독특한 호흡을 만들어낸다. 기존 뮤지컬에서 연주를 별도의 공간에 배치했던 제한적인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다.




주연 배우들은 연기와 노래, 춤에 몰두하며 캐릭터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어디에서고 울려 나오는 배우들의 다양한 악기 연주는 극의 분위기를 살려 나간다.


연주는 어느 때도 쉬지 않은 듯, 배우의 격정과 감정의 파도를 함께한다. 이들은 연주와 연기를 넘나들며 무대의 몰입감을 높인다.


플라멩코 춤 장면은 관객과 일체감을 충분히 유도한다. 집단으로 추는 화려한 움직임은 무대의 중심을 장악한다. 기타와 발 구름 소리가 어울려 극의 긴장을 리듬에 담았다. 열정과 리듬이 어우러져 눈을 뗄 수 없도록 한다. 춤의 격렬함은 관객에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긴다.


또한 집시의 자유분방한 열정은 저항의 결로 승화된다. 배우들은 플라멩코의 정수를 담아 치맛자락을 잡고 흔드는 망티콘(Mantión) 동작을 완벽히 소화했다. 치맛자락의 우아한 흔들림과 강렬한 발 구름이 조화를 이루며, 플라멩코 특유의 열정과 에너지가 무대를 가득 채웠다.


뮤지컬의 사운드트랙 중 '집시 킹스(Gipsy Kings)'는 조금이라도 익숙한 이에게, 이 선율의 맛은 무대와 함께하는 순간 가히 중독성을 유발한다.


관객들은 이제 연기와 연주가 어우러지는 액터뮤지션을 거듭 바라며, 뮤지컬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기를 원하게 되었다. <조로>는 이 흐름의 선두에 서서 배우들이 다져낸 연주 실력을 뽐내며 짜릿한 순간을 선사했다.


▲ 커튼콜 액터뮤지션 <조로> 뮤지컬이 마지막으로 흥을 발산하다.


<조로>는 한국 뮤지컬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연기와 연주가 경계를 허물며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작금의 다소 어두운 시절, 흥을 잃은 지금의 관객들이 본다면, 위로와 활력을 받을 수 있는 공연이다. 작품은 모두에게 재미와 위트를 만끽할 수 있도록 따뜻한 메시지와 율동을 곁들였다.


관객은 배우들의 다채로운 연주와 흥겨운 춤사위에 매료되었다. 음악과 연기가 자연스럽게 융합되며 무대에 특별한 울림을 경험한 것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열띤 환호를 보냈다. 커튼콜에서 울려진 박수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15여 명의 배우들로 꽉 채웠던 무대는 열기와 환호성을 내뿜었다.


한국 무대에서의 액터뮤지션 방식의 부흥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악기 연주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더욱 친밀하고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매력은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이다.


공연이 17일까지이니, 예매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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