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회 변화 속에서
드러나는 지속가능성의 조건

문화동향 "만"(40호) / 2025.12.15.

by 담백

한국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흐름은 우리에게 하나의 공통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무엇을 재정비해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인구 구조의 급변, 지방재정의 압박, 일자리·노동 환경의 불안정, 문화 기반의 붕괴와 재생 사례까지—각 현상은 개별적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읽혀야 할 것입니다.


먼저 지방에서는 인구감소와 청년 유출이 지속되며 자치·재정 분권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인구감소지역은 최근 10년간 12.5%가 줄어 청년 비중은 15.5%에 그치고 고령층은 35%에 달합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행정·재정 체제 개편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3차 지방일괄이양법을 추진하며 국세·지방세 비중 조정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이주배경 인구 증가와 생산가능인구 급감도 더해져 노동·교육·지역정책의 전면적 재설계를 요구합니다. 통계에서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271만 명이 이주배경 인구로 분류되는 현실은 사회 통합방식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동시에 생산가능인구는 36년 만에 최저 수준인 68.6%로 떨어져 경제 활력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경제 역시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시니어 세대는 소득 감소 속에서도 자기 소비가 증가하고, 가구소득은 둔화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방정부는 재정적자와 세수 감소로 필수사업마저 중단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전주와 경기도의 사례는 재정 구조개편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위기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기부 기반의 문화복지 확대, 도시 브랜드와 문화산업 전략 강화, 뮤지컬 산업의 실질 성장세, 미술 멤버십을 통한 문화 투자 확대는 지역과 문화 분야의 새로운 활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부로 운영되는 천안의 문화홀씨 사업, 광주 동구의 ‘1인 1악기’ 교육 등은 문화가 지역의 미래 역량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합니다.


또한 인구감소와 산업붕괴 속에서도 빈집·근대가옥·산업유산의 재생 사례는 지역 지속가능성의 중요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광주 동구 인문학당은 주민과 행정이 협력해 철거 위기의 가옥을 연간 1만 명이 찾는 문화 플랫폼으로 되살렸습니다. 포항의 냉동창고 재생, 부산 빈집의 예술가 공간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지역이 스스로 회복력(resilience)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반면 문화재단의 인사 문제, 비정규직 929만 명 시대의 고용 격차 등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술인의 기본소득 실험을 통해 창작 안정망의 효과를 입증한 아일랜드처럼, 한국도 노동·문화·복지 전반의 제도적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변화의 조각들은 서로 연결된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한 사회가 가능한가.


그 해답은 개별 분야의 미세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 그리고 중앙–지방·시민–정부 간의 새로운 협력 방식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올해가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마무리 잘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부족하지만 제 딴짓 같은 작업으로 써 내려간 ‘문화동향 만’에 관심 가져주시고

읽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5년 발행은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2026년호는 1월 12일에 찾아뵙겠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신정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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