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악을 찾는 길은 사실 이미 많이 있다. 사운드클라우드 디깅을 할 수도 있고, 드라마 등에 삽입되는 노래들은 이미 음악감독들에 의해 디깅된 것이나 다름없는, 보증된 선택이다. 광고음악을 정리해놓은 영상들은 과제나 작업할 때 틀어놓기에 딱이다. 다만 이와 같은 음악들은 비슷한 시대에 만들어져 각자 갖고 있는 분위기가 유사해 어느 순간엔 좀 다른 음악이 듣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을 것이다. 피자를 먹은 다음날에는 기름기 없는 다른 음식을 먹는 것처럼, 넷플릭스나 유튜브 시청 기록을 괜히 삭제해보는 것처럼.
유튜브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음악 채널이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A COLORS SHOW(이하 컬러쇼)를 소개한다. 이 영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깔끔한 색의 배경이다. 유튜브 화질이 좋아지면서 쨍한 색감을 강조하기 시작했던 한국 아이돌 그룹의 지난 뮤직 비디오들이 떠오른다. 이 배경 안에서 뮤지션들은 마이크 앞에서 그저 노래할 뿐이다.
왼쪽 : Tom Misch - It runs through me, 오른쪽 : Tom Misch - Man like you
배경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고 영상 속 뮤지션의 음악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출연자가 입은 옷, 악기 등의 소품들도 배경과 비슷한 색으로(혹은 아예 반대되는 색으로) 무대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같은 뮤지션이어도 음악에 따라 색이 달라지기도 한다. 귀가 심심해 아무 노래나 틀어놓으려 했다가는 한동안 영상을 홀린 듯 쳐다볼지도 모르겠다. 컬러쇼의 영상은 특유의 색감을 살리기 위해 대부분 4K(2160p)까지 지원해주니 TV에 연결해도 괜찮다.
컬러쇼의 유튜브 채널은 음악을 크게 두 갈래로 구분해놓았다. JADE와 CREAM이 그것이다. 설명을 그대로 옮기자면 JADE는 차분하고 상쾌한 음악, CREAM은 고개를 까딱거릴 만한 플로우의 음악이다. 한국의 DPR LIVE가 CREAM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있기도 하다.
컬러쇼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전세계, 말그대로 지구에 있는 모든 나라의 음악을 다 들을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요하네스버그와 뉴델리 혹은 텔아비브 출신 혹은 덴마크계 잠비아인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다양한 배경색만큼이나 많은 곳의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음악은 컬러쇼를 통해 수 백만의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한다.
컬러쇼의 웹사이트 https://colorsxstudios.com/ 에서는 유튜브에서 소개하는 뮤지션 말고도 더욱 많은 다른 아티스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용자의 선택지도 더 다양하다. 음악 분위기도 Late night, Hype, Groove 등이 더 있고 대륙별, 나라별로 필터를 적용해 검색해서 아티스트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음악을 접할 수 있다. 다만 음악은 스포티파이로 서비스되기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유튜브로 옮겨 다시 검색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이 늘 있기 마련이다. 어떤 집합으로 묶여질 만한, 비슷비슷한 노래들을 왕창 듣고 싶어질 때도 있다. 이런 시간들 사이의 어느 날 갑자기,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면 컬러쇼의 유튜브로 돌아가자. 전세계의 음악이 그곳에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