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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비축기지 Sep 19. 2023

알찬 마을 여행을 위한 안내자

대세는 로컬 트립!

관광버스를 타고 떼로 몰려가 관광지를 구경하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여행은 옛날 스타일이다. 요즘 트렌드는 현지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일명 ‘로컬 여행’이 아닐까. 마을을 보다 알차게 여행하도록 돕는 박현규·이순영 마포구 마을 해설사를 만났다.


어쩌다 마을 해설사가 됐나요.
현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2016년 퇴직했어요. 어느 날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에서 관광 전문직 양성을 위한 과정을 진행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원래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 방통대에서 관광을 전공하기도 했어요. 파견 교사로 4년 정도 일본에 머물 때 한국 사람들이 오면 안내하곤 했죠. 한국에서 일본 사람들을 데리고 가이드를 자처하기도 했고요. 퇴직하면 본격적으로 이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기회다 싶어 아내와 함께 교육과정을 이수했죠.
순영 이후 마포 마을 여행 플랫폼 구축 사업단이란 곳에서 만난 활동가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마포산책협동조합으로 시작해 현재는 마을산책협동조합이 됐고요.

마을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한다고요.
현규 만든 프로그램을 서로 공유하기도 하지만 기획한 프로그램을 직접 안내하는 것이 기본이에요. 단순히 낯선 곳에 가서 잠시 머물다 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을 온몸으로 살아내는 사람의 삶을 따라가는 것을 지향하죠. 그래서 지역의 소상공인이나 협동조합, 시장, 동네 책방 등을 중심으로 코스를 구성해요. 여행 전문 가이드와 가장 큰 차별점이 바로 ‘원주민의 삶’을 경험하는 것이에요.
순영 가장 처음 시행한 프로그램은 ‘망원 모아 보기’였어요. 이 여행의 핵심은 사회적 경제 체험이에요. 마포구는 사회적 경제의 뿌리가 굉장히 깊거든요. 지역 화폐를 활용해 망원시장을 구경하며 먹거리와 기념품을 구매하죠. 여행자와 지역민 모두가 상생하는 방식이고요.

마을 여행 코스는 어떻게 개발하나요.
현규 코스를 만들기 전에 당연히 간략하게 사전 정보를 검색하지만 결국엔 직접 방문하고 경험해야 해요. 자꾸 망원시장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웃음) 그곳이 망원동의 정수거든요. 상인회 회장과 부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관련 서적까지 미리 읽어보죠.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작은 갤러리와 책방을 발굴하고요.
순영 개인적으로는 망원동 책방 투어를 추천해요. 젊은 청년이 운영하는 개성 넘치는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그게 망원동의 문화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작은 공간에서 펼치는 청년들의 모습이요.

두 분 모두 마포구 토박이인가요.
현규 공릉동에서 태어났는데 1963년부터 망원동에서 살기 시작했으니까 거의 토박이인 셈이죠. 이후로도 이사를 가도 마포구 내에서만 다녔거든요. 그래서 진짜 지역 주민만 아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요. 망원동의 유명 책방 ‘당인리 책발전소’는 조금 생뚱맞은 곳에 있잖아요. 그곳이 원래 구두 가게가 있던 자리예요. 굽이 높은 수제화를 주로 판매하는 곳이었죠.




앞으로의 계획은요.
순영 마포구뿐만 아니라 더 넓은 지역으로 마을 투어를 확장하려고 해요. 또 타 지역의 마을 해설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는 연대를 통해 마을 여행의 저변을 넓히고 싶어요. 행정적 지원까지 받으면 더할 나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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