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P Decoding

[IP관리] 살아남는 IP,실패하는 IP의 차이는?

브랜드 IP를 만들며 살아남는 시대의 크리에이티브 오퍼레이션

by 신승호
6572_12358_5914.jpg 이미지=제미나이 생성

요즘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창업자들이 동시에 마주하는 질문은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

제품을 만들고, 콘텐츠를 만들고, 브랜드를 키우면서도 어떻게 자기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창작과 생존, 감각과 수익, 개인과 조직 사이의 균형은 더 이상 대기업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시대의 크리에이터에게는 기본 전제가 되었다.

이 질문의 답을 흔히 영감이나 재능에서 찾으려 하지만, 실제로 브랜드를 지속시키는 힘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크리에이티브 오퍼레이션, 즉 ‘운영’이다. 감각은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브랜드를 살리는 것은 구조와 반복, 그리고 의사결정의 방식이다.


사례로 살펴보자.

어떤 브랜드는 본업을 유지한 채 브랜드를 키워 직장을 그만두기 전 이미 두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또 다른 브랜드는 단 4년 만에 하나의 미감과 집요한 집중력으로 거대한 팬층을 만들어냈다. 누군가는 큐레이터와 리셀러로 출발해 결국 자신만의 브랜드로 독립했다. 이들의 경로는 전혀 같지 않다. 그러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모두가 자기만의 속도로 ‘운영의 감각’을 익혀왔다는 점이다. 브랜드에는 정답 경로가 없고, 그 다름 자체가 정상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인상적인 사례는 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이미 수요를 만들어낸 독립 브랜드였다. 이들은 광고나 대규모 캠페인에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 진짜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제품을 먼저 건넸고, 그들의 자연스러운 공유가 브랜드의 첫 유통망이 되었다. 그 결과 브랜드는 출시 이전부터 이메일 리스트와 팔로워를 확보했고, 웹사이트에는 이미 수요가 쌓여 있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핵심은 단순하다. 런칭은 시작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흐름의 결과라는 점이다.



조용한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도 중요하다.

테니스처럼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카테고리는 쉽게 혁신이 ‘끝난 시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조용하다는 것은 포화가 아니라 공백일 수 있다. 실제로 한 테니스 브랜드는 제품보다 먼저 관점을 세웠다. 이메일, 소셜 콘텐츠, 영상, 아트 디렉션까지 모든 접점에서 하나의 철학을 유지했고, 고객은 제품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바라보는 세계관에 반응했다. 퍼스트 무버란 먼저 나오는 존재가 아니라, 어떻게 보일지를 먼저 정의하는 존재라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난다.



이 모든 사례를 관통하는 구조적 사고의 핵심은 퍼널이다.

퍼널이라는 단어는 낡아 보일 수 있지만, 여전히 가장 현실적인 프레임이다.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이해시키고, 결국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흐름.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이 중 마지막 단계, 즉 판매를 불편해한다. 그러나 돈이 오가는 순간을 회피하는 브랜드는 취미로 남을 수밖에 없다. 큐레이터에서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도 이것이다. 실제로 팔아보지 않으면, 브랜드는 완성되지 않는다.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좋은 브랜드 IP는 콘텐츠를 감으로 만들지 않는다. 구조로 운영한다. 가장 실용적인 방식은 콘텐츠를 몇 개의 핵심 기둥으로 나누고, 같은 유형의 콘텐츠를 같은 조건에서 반복적으로 비교하는 것이다. 지난달보다 나아졌는지, 무엇이 작동했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이 쌓이면, 콘텐츠는 감각의 영역을 넘어 개선 가능한 시스템이 된다. 중요한 것은 한 번의 바이럴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성장 구조다.



캠페인에 대한 접근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처럼 하나의 히어로 영상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하나의 촬영은 여러 개의 콘텐츠로 분해된다. 첫 공개, 출시 순간, 비하인드, 디테일, 고객 반응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하나의 콘텐츠 생태계를 만든다. 여기에 직원, 인플루언서, 고객, 촬영 스태프까지 참여하면 브랜드는 더 이상 단일 계정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관으로 확장된다.



문화 이슈에 반응하는 콘텐츠 역시 전략이 필요하다.

모든 이슈에 반응하는 것은 브랜드를 빠르게 소모시킨다. 중요한 질문은 단 두 가지다. 이 이슈를 우리 고객이 정말 신경 쓰는가, 그리고 우리가 이 주제를 잘 다룰 수 있는가. 이 두 질문 중 하나라도 아니라면, 반응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전략이다. 무엇에 반응하지 않을지를 미리 정해두는 브랜드일수록 목소리는 더 선명해진다.



결국 크리에이티브는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만들고, 알리고, 팔고, 유지하는 일은 동시에 굴러가야 한다. 이 균형을 감각이 아니라 구조로 관리할 수 있을 때, 브랜드는 취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존재가 된다. 영감은 언제나 시작점이지만, 브랜드를 살리는 것은 결국 운영이다. 그리고 그 운영의 방식은, 각자에게 다른 형태로 완성된다.



신승호 컬처테크 칼럼니스트 / IP비즈니스 컨설턴트 / 성균관대 컬처앤테크놀로지 겸임교수

IP비즈니스 (IP설계워크숍 / 퍼스널IP구축 / 위기관리 컨설팅) 문의 : sh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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