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기를 기다리다 문득 당신께 편지 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상춘곡은 초봄에 읽어야 제맛이다. 돌아오는 계절마다 다시 읽고 싶어 지는 문장의 힘. 고전적이면서 시를 읽는 듯한 그의 문체는 매화가 지고 목련이 툭툭 떨어지는 계절, 흩날리는 벚꽃처럼 애잔하다.
'빛과 소리라는 말은 어쩌면 '멀리'라는 뜻에서 온 것이 아닐는지요'
'벚꽃도 불탄 검은 자리에서 피어나는 게 더욱 희고 눈부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그게 당장 일리 없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