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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imagine Oct 24. 2018

10년 후, 나는

마흔살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이십대 초반이었을까. 삼십대 중반의 나를 그려본 적이 있다.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다니는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어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외국어로 바이어와 미팅을 하고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불안한 연애가 끝나고, 안정적인 결혼을 골인했겠지. 아이는 딸 하나, 아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꿈이었다.


그리고 십여년이 지난 지금, 비슷하게 꿈은 이루어졌다.




일단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한 것만으로도 바로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했었던 이십대 초반의 환상은 쉽게 깨졌지만... ㅎㅎ 수많은 논쟁과 다툼을 지나 절대 좁혀지거나 만나지 않을 것 같은 관계를 지나, 현재는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안정적인 궤도에 돌입했다.


아이 둘을 낳았다. 정말 감사하게도 딸, 아들이었다. 하늘이 내게 준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렇다.


집에서 혼자 일한다. 일년에 한두번쯤은 정장을 입고 나가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바이어와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리고 영어로 미팅을 하는 일이 생각보다 대단하지않다는 사실을 안다.


제주도 바다를 보며 즐기는 와인 파티 중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십대에 꿈꿨던 삼십대의 나는 전문직이었다. 권력, 명예, 돈 대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내 삶의 균형을 찾고 싶었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내 일이 있고, 누군가와는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포근한 삶을 사는 것을 꿈꾸었다. ‘언제나 나답게’ 살고 싶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이십대에 꿈꿨던 내 모습에 제법 가까이 있다.



앞으로 10년 후,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를 조심스레 떠올려본다.


일단은 현재의 균형적인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나의 갱년기, 아이의 사춘기 등등 수많은 난관이 남아 있지만...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너그러움과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표현하고자하는 부분을 정확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으면 좋겠다, 글과 사진은 좀 더 노련해지기를, 영어는 좀 더 유창해지기를, 동영상 기획/촬영/편집/유통이 가능해지기를, 바이올린을 좀 더 세련되고 멋지게 연주할 수 있기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게 밥 한 끼 먹을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 두세개는 갖추었기를, 유머와 재치, 즐거움을 갖춘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지금껏 했던 일을 갈무리할 수 있는 책과 그림책은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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