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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imagine Dec 22. 2020

연말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메리 크리스마스~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불안감은 커져만 가지만, 묘하게도 연말을 제대로 즐기는 듯하다. 매년 가던 스키장, 일출 여행, 시끌벅적한 송년회도 없지만 그러하다.


그 자리를 소소한 것들이 채웠다. 싱어게인을 매주 본방 사수하고, (다음 주에 싱어게인이 없다니 슬픔 ㅠㅠ) 프랑스에서 와인을 직구해서 열병씩 쟁여두고, 알록달록 크리스마스 쿠키를 선물한다. 아이와 함께 간단한 요리를 함께 만들고, 가족음악회도 열었다. 가족과 함께 맛있게 먹고, 게임도 하고, 가족 영화를 함께 감상한다. 학교, 학원 다니느라 꽉 찼던 아이들의 시간에도 공백이 생기면서 가능해진 일들이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당연한 일상들이 멈췄다. 하지만 그 덕분에 미처 챙기지 못했던 것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가성비 운운하며 싼 거 사기에 급급했던 내가 취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집을 하나씩 하나씩 뜯어고치며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다. 온 가족이 앉을 수 있는 넓은 식탁과 잔디를 깔아 푸릇한 느낌이 나는 베란다 공간을 얻었다. 집에서 텔레비전만 보던 우리였는데, 할 수 있는 것이 아주 많이 늘었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프랑스 남부 와인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도 수확이다. 에세이를 좋아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랑한다. 매일 걷기를 시작했다. 체중계를 매일 확인하던 것도 포기했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억지로 단식하지 않았다. 마음 편하게 살면서 여유가 찾아왔다.


나른하게 산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집을 치워둔다. 한 시간 정도 걷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 문제집을 채점한다. 점심, 저녁 먹고, 영화 한 편 보고 잠이 든다. 그런 시간 속에서 연말을 느끼고, 2021년을 어떻게 살지 생각한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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